아파트먼트에 산지도 오래되었다. 아주 어릴 때, 구체적으로 초등학교 2학년 이후로 줄곧. 중간 중간 기숙사나 빌라에 있었던 적도 있지만 크게 보면 집단시설이다. 아주 만족하냐고 묻는다면 물론이라고 바로 답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렇다고 정말 싫어라고는 말을 못하겠다. 그만큼 장단점이 있다. 일단 장점이라고 하면 편하다. 집에 신경 쓸 일이 많지 않다. 물론 자질구레한 고장이나 수리할 일이 생기지만 대부분 관리실을 거쳐 처리되기 때문에 크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 사생활 보호도 무시 못 한다. 문만 닫으면 완전히 내 세상이니 남들 눈치 보지 않아도 된다. 커뮤니티 시설도 플러스 요인이라고 하지만 이는 마케팅 측면이 크다. 차라리 인프라가 좋다는 말이 옳다. 대규모 집단이 모여 있으니 당연히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단점은? 층간소음이나 답답함을 들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내 마음대로 하지 못한다 이다. 공동생활이란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 예를 들어 집안에서야 마음껏 꾸밀 수 있지만 집 앞이나 공동현관은 어쩌지 못한다. 만약 단독주택이라면 당장 바꿔 마땅한 인테리어도 못마땅해도 어쩌지 못한다. 어제 이런 일을 겪고 나서인지 이 불편이 더욱 크게 와 닿는다. 별 거 아닌 듯싶지만 자기 눈에는 꼴도 보기 싫은 것들이 있지 않는가? 더 늦기 전에 주택으로 가야하는데 몇 년째 고민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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