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왕생 1
고사리박사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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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처럼 죽음을 외면하는 나라도 드물다. 물론 사건사고에 의한 사망은 연일 발생한다. 그러나 이 또한 주변 이야기일 뿐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는다. 단지 숫자나 미스터리에 그칠 뿐이다. 사실 사망은 확률싸움이다. 누구라도 죽을 수 있다. 그저 눈감고 피한다고 사라지는 게 아니다. 그럼에도 일상에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심지어 고인의 유품마저 죄다 태워버린다. 그 원인은 오랜 유교문화탓이다. 종교를 배척하는 유학은 현세를 중시한다. 곧 죽음 이후의 세계는 관심이 없다. 


그러나 인간의 마음속에는 사후에 대한 두려움과 호기심이 늘 있게 마련이다. 불교만큼 이 세상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종교도 없다. 다른 교리가 심판에만 매달려 있다면 불교는 우선 업경대를 통해 자신이 지는 죄를 스스로 돌아보게 한다. 곧 누군가가 아니라 스스로 잘못을 반성하게 한다. 또한 아무리 큰 죄를 저질렀더라도 최후의 보루가 있다. 바로 지장보살이다. 수많은 업보에 쌓인 중생들을 가여운 눈으로 바라보며 눈물 흘리고 끝까지 구원하려 애쓴다. 부처되기를 포기한 채. 만화 극락왕생은 이러한 불교 세계를 드라마틱하게 묘사한다. 다시 한 번 딱 1년 동안만 살 기회가 생긴다면 당신은 과연 어떤 업을 풀고 오겠는가? 문제는 그 시기가 고3이다. 이 난제를 과연 어떻게 풀어나갈지 보는 내가 다 두근두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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