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침 식사는 식빵이다. 구체적으로 세 개 쯤 토스트기에 데운 다음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볶음자리 딸기잼이나 필라델피아 크림을 발라 먹는다. 여기에 비알레띠로 끓인 원두커피를 곁들인다. 사과와 함께. 얼핏 단순해 보이지만 이 중 한 가지만 빠져도 하루가 어그러진다.


동네 빵집이 문을 닫았다. 늘 그 자리에 있어 당연히 영원한 줄 알았는데. 딱히 유명한 맛집도 아니고 그저 그런 프랜차이즈였지만 장사를 그만한다고 하니 마음이 복잡하다. 당장 매일 먹을 빵을 구하지 못하니 낭패다. 다행히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또 다른 체인 빵가게가 있어 큰 수고는 덜었다. 물론 매일 먹던 빵은 아니겠지만.


프랑스에서는 베이커리가 생활의 중심 역할을 한다. 걸어서 갈만한 거리에 빵집이 없다는 건 상상도 하기 힘들다. 공기처럼 늘 곁에 있어야 마땅하다. 우리에게는 그 정도 위상은 아니겠지만 동네 빵가게가 없어서 허탈해하고 힘들어하는 이가 나만은 아닐 것이다.


스벅권이라는 말을 듣고 처음엔 웃었다. 한낱 커피숍이 뭐 그리 중요하다고. 그러나 이제는 이해가 좀 된다. 그곳은 단순히 커피만 파는 곳이 아니라 일종의 거점역할을 한다.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고 정보도 교환하고 무엇보다 잠시 들르는 것만으로도 휴식이 되고 리프레시가 된다. 만약 그런 장소가 사라진다면 상실감은 상당히 클 것이다.


나의 빵집 순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평소 눈여겨보았던 가게들을 두루 다니게 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맛있다고 한들 츄리닝복 차림에 슬리퍼를 신고 어슬렁거리며 갈 수 있는 빵집의 운치와는 바꿀 수 없다. 벌써부터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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