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별별 경험을 다 하게 된다. 좋든 나쁘든. 시간이 지나면 순서가 뒤바뀌기도 한다. 혹은 빛이 바래지기도. 그러나 신체에 남긴 상처는 늘 괴롭던 순간을 상기시킨다. 내게는 빠진 이빨이 그렇다. 아주 어렸을 적부터 치아 때문에 고생했던 터라 그러려니 할 것 같지만 매번 힘들다. 유전적인 영향이라 달리 방법도 마땅치 않지만 일단 치과에 가기가 싫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중간쯤 부러진 앞이빨을 빼고 의치를 해 넣었는데 빠져 버렸다. 본격적인 치료를 하기 전부터 이 모양이니. 결국 다시 가서 끼워넣었지만 매번 조심스럽다. 또 빠질까봐. 특히 음식을 앞에 두고서는 늘 엄숙해진다. 지난번에도 사과를 한 잎 베어물다가 그만. 최대한 앞 이빨을 피해 요리조리 피해가며 먹지만 그게 쉬운 일이겠는가? 게다가 양 쪽 어금니도 없으니 도무지 씹을 수가 없다. 참고로 이곳에는 임플란트를 해야 한다. 뭔가 먹으려면 긴장을 하게 된다. 최대한 조심조심하는데 문제는 누군가와 겸상을 할 때다. 혼자야 아무리 천천히 식사해도 상관없지만 남들과는 그럴 수 없다. 결국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피하는 수밖에 없다. 다행히(?) 코로나 덕에 딱히 이상하게 바라보지는 않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