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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쏘는 방정식 - 삶이 풀리는 수학 공부 ㅣ 지노 사이다 수학 시리즈 1
수냐 지음 / 지노 / 2020년 7월
평점 :
함부로 주사위를 던지지 말고 방정식부터 세워라
오랜만에 100분 토론을 보았다. 지나치게 좌편향되어 있어 한동안 꺼리던 프로그램이었다. 어제(2021년 4월 14일) 주제는 부동산. 여와 야를 대표하는 정치인과 학자 한 명이 토론자였다. 현 정권이 워낙 이 문제는 무능해서 편들어 줄 수 없는 분위기임에도 진행자는 열심히 정부를 옹호했다. 뻔한 이야기가 전개될 것임을 알면서도 끝까지 본 이유는 주진형씨 때문이었다. 이명박 정권시절 박해를 받아 쫓겨났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그의 본분은 금융이었다. 사회자를 포함해 다른 사람들이 죄다 감성적 언어를 내뱉는데 반해 그만큼은 숫자를 고수했다. 옳고 그름을 떠나 자신의 정체성이 확고해서 보기 좋았다.
방정식은 한동안 수학의 보편공식이었다. 등식으로 연결된 이 원칙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인과간계로 이루어진 세상의 모든 과정은 수식으로 정확하게 표현된다. <톡쏘는 방정식>은 이처럼 영원할 것 같던 이야기를 술술 풀어간다. 단지 수학뿐만 아니라 예술과 문명에 이르기까지. 그렇다고 가벼운 잡담 위주로 책을 꾸미지는 않았다. 이른바 수학포기자나 나 같은 성인 호기심쟁이들을 위해 방정식의 원리를 친절하면서도 엄격하면서도 알려준다.
동시에 방정식의 한계도 지적한다. 양자역학이 등장으로 원인과 결과로 이루어진 우주는 붕괴하고 만다. 이제 더 이상 답은 수식을 풀어 해결하는 게 아니라 확률적이며 분명한 이유도 없다. 매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확실한 정답이 아니라 근사치를 만들어내야 한다. 인공지능은 대표적인 사례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방정식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모든 새로움은 과거의 토대위에 세워지는 법이다. 아직도 여전히 방정식이 적용되는 경우가 더욱 많다. 하다못해 설렁탕 한 그릇을 먹더라도 비교우위를 따져 결정한다. 최선을 대해 골라도 맛없는 설렁탕을 먹을 수 있다. 아무리 맛집이라도 그 날 재료가 안 좋았거나 주방장의 컨디션이 꽝이면 소용이 없다. 하물며 자신의 인생이 걸린 진로는 말해 무엇하겠는가? 섣불리 주사위를 던지려고 하지 말고, 방정식을 세워라. 그래야 후회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