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해교실
이토 준지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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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무릎을 꿇고 양 손을 바닥에 대고 고개를 완전히 숙이는 사죄장면을 자주 본다. 이른바 도게자土下座(どげざ)다. 매우 비굴해보이지만 이런 사과도 자주 하다보니 도리어 반감효과가 크다고 한다. 실제로 비리로 얼룩진 기업의 대표나 부패스캔들에 휘말린 정치인들은 습관적으로 하는 경향이 있다. 


<용해교실>의 주인공 유우마는 전학 온 첫날부터 계속 도게자를 한다. 큰 잘못도 아닌데 사과를 하는 그를 보고 처음엔 다들 놀리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이유를 알게 된다. 아자와는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면서 계속 사죄할 거리를 만드는데. 보다 보면 슬슬 짜증이 난다. 그럼 사과할 짓을 하지 않으면 되는 거 아냐? 마치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일을 벌려 넣고는 고개만 숙이면 다인가? 그러나 책을 다 읽고 한 장짜리 짧은 후기를 보며 생각이 바뀌었다. 이토는 개나 소나 도게자를 하는 일본 사회를 비꼰 것이다.


요즘 세상에 사죄회견은 이벤트의 일종! 국민의 오락거리!!

자, 여러분! 저와 같이 사죄회견을 여시지 않겠습니까?!


4월 7일 재보궐 선거 다음날 집권당의 발언을 접하고서도 같은 느낌이 들었다. 대체 뭘 잘못했는지 알기는 하는 걸까? 그저 면피용으로 단체로 고개를 숙이는 것 같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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