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국수, 만두, 김치 가히 삼합이라 부를만 하다


둘이 와서 한그릇만 시키면 면 리필 안됩니다


예전에 먹던 맛을 잊지 못해 식당을 찾는 걸 보면 나도 나이가 먹었다. 젊을 때는 또 오면 되지하고 스쳐 지나가곤 했는데. 명동칼국수를 먹었다. 정확한 가게이름은 명동교자다. 본점과 분점 두 곳이 있는데 이번엔 분점에 들렀다. 같이 간 사람이 이곳이 본점 맞다고 우긴 탓이다. 참고로 맛이야 큰 차이가 없겠지만 나는 본점에 익숙하다. 


여하튼 중요한 건 근 20년만의 방문이었다. 가장 자주 찾았던 시기는 남산 근처에서 일을 할 때였다. 직장을 옮기고 한겨울에는 한두 번 찾곤 했는데 서서히 발걸음이 멀어졌다. 맛이 변해서가 아니라 여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닭육수와 얇은 피로 빚은 만두, 그리고 이 집의 시그니쳐인 마늘향 듬뿍 김치는 변함이 없었다. 다만 면이 좀 퍼진 듯하고 국물이 다소 미지근해서 살짝 불만족스러웠다. 


그러나 정작 아쉬웠던 건 서비스다. 둘 다 음식을 많이 먹을 수 없는 상황이라 칼국수를 하나 시키고 만두를 곁들어 먹으면 좋을 것 같아 주문했다. 당연히 면 리플이 가능하니까 나누어 먹으면 되겠다 싶었는데 안 된단다. 이유를 어보니 인원수대로 시켜야한단다. 그게 무슨 말이지? 차라리 2인 이상이면 2인 이상이지, 인원수라니? 계속 따져 묻기도 뭐해 그냥 먹었는데 왠지 찜찜하다. 게다가 옆 자리 손님이 우리를 보고 혀를 차며 그럴 거면 사리를 시키지라고 말해 기분이 상했다. 대체 언제 봤다고? 여보세요 그리고 여기는 사리를 따로 팔지 않는다구요, 아세요, 라고 따지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이래저래 언짢았다. 예전엔 혼자 와서도 면을 두 번 정도 더 달라고 해도 군말이 없었는데. 참 인심이 좀 그렇다. 방송(맛있는 녀석들)에서는 그렇게 면이며 밥이며 국물이며 달라는 대로 다 주더니.


덧붙이는 말


명동교자 본점은 정책이 다른지 모르겠지만 혼자 가면 면 리필 안 됩니다. 단 밥은 조금 줍니다. 물론 달라고 해야만. 참고하세요. 칼국수 가격은 9천원입니다. 왠지 조만간 만 원을 넘을 듯싶네요.


사진 출처 : 중구 명동 맛집_명동교자 : 네이버 블로그 (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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