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2주가 고비다?
결과를 미리 알고 잘잘못을 따지는 것만큼 허무한 일도 없다. 어차피 벌어진 거니까. 그러나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쳐야 하듯이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건 반드시 필요하다. 마치 유성룡이 전쟁이 끝나고 징비록을 쓰듯이. 서두가 길었다. 코로나 이야기다. 연일 오백명대를 기록하고 있어 4차 대유행 소식까지 들린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크게 두 가지 잘못이 있었다. 초창기 해외 유입을 막지 못한 게 첫 번째다. 대통령은 첫 확진자가 나왔을 때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며 방역보다 경제를 걱정했다. 그 사람이 중국에서 온 사람이라는 건 애써 무시했다. 만약 그 때 국경을 봉쇄하고 강력하게 단속을 했다면 우리는 대만의 길을 갔을 것이다. 두 번째 실수는 케이 방역 운운하며 자화자찬에 빠져 백신 수입을 게을리 한 것이다. 사실 한동안 확진자수가 줄어든 건 방역도 방역이지만 검사수가 적었던 탓도 크다. 겨울이 되면 다시 기승을 부릴 것이 확실한데도 백신 수입은 안일했다. 물론 그 당시만 해도 백신개발시기가 불명확하고 가격도 비쌌기에 다소 위험성이 있었다.
그러나 방역과 백신 중 하나를 택하라면 당연히 백신을 골라야 한다. 바이러스는 방역으로는 절대 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과 영국은 작년 12월부터 본격적으로 백신접종을 시작한 결과 마스크 없이 생활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우리는 늦어도 너무 늦었다. 2월이 되어 겨우 접종이 시작되어 2퍼센트도 아직 달성하지 못했다. 정권은 자국중심주의가 강해 어렵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이스라엘은? 자국민의 접종 데이터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물량을 최대한 확보한 그들이 쓴 방법을 우리는 왜 못했는가?
이제 우리는 다시 기로에 섰다. 정부는 또다시 방역의 고삐를 당긴다고 한다. 앞으로 2주가 고비다라는 말로 끌어온 지 1년이 넘었는데도 또 그 타령이다. 이번엔 또 누구 탓을 하려는가? 백신접종을 늘리면 해결될 문제를. 물론 그 마음도 이해한다. 당장 맞을 백신주사가 없으니까. 이래저래 실망만 안기는 무능한 정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