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판 아르센 뤼팽 전집 1 결정판 아르센 뤼팽 전집 1
모리스 르블랑 지음, 성귀수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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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우리에게는 양대 파벌이 있었다. 셜록 홈즈와 아르센 뤼펭. 나는 홈즈파였다. 뤼펭은 셜록의 짝통이다, 라고 생각했다. 의자에 앉아 차분히 사건을 돌아보고 치밀한 분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셜록 홈즈를 어설프게 흉내 낸 아류라고. 성인이 되고나서도 변함이 없었다. 소설은 물론 드라마나 영화까지 섭렵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내 마음은 비비씨 셜록이 나오면서 또다시 요동쳤다. 역시 코난 도일이야. 


그러던 어느 날 뤼펭을 다시 만났다. 교육방송의 낭독 프로그램이었다. 책 한권을 통째로 읽어주는 야심찬 방송이었는데 그만 감동했다. 아니 뤼펭이 이렇게 재미있었나? 호기심에 들추어 본 기암성도 내게는 그저 밋밋했는데. 내가 들은 내용은 괴도신사의 출발을 알리는 첫 작품, 곧 아르센 뤼펭 체포되다였다. 이처럼 멋진 시작이 어디 있단 말인가? 스스로 감옥에 갇히면서 전개되는 이야기라니. 불현듯 의문이 들었다. 나는 뤼펭을 잘못 알았던 게 아닌가? 아동용으로 각색한 거기에 일본어 중역본을 보고 실망한 게 아닌가? 제대로 된 번역이라면 과연 어떨까? 성귀수는 이 일을 해냈다. 그야말로 뤼펭에 미쳐 본국 프랑스에서도 하지 못한 미발표 원고를 발굴하여 세계최초로 전집을 발간했다. 1집은 이 위대한 여정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뤼펭 팬이시라면 반드시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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