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이 아니라면서 언론자유를 외치다니
비판과 부정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고등학교 때 이후로 줄곧. 그러나 이 둘 사이의 경계가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비판을 오래하다보면 부정적이 되기 마련이다. 평소 즐겨보던 유튜브 채널이 있었다. 일본 뉴스 방송을 번역하여 보여주는데 늘 그들의 속내를 비꼬곤 했다. 예를 들어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을 받자 그 의미보다 한국의 지하방을 소개하는 것에 혀를 차는 식이다. 제 눈의 티는 보지 못하고 항상 한국을 깎아내리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일본 방송 태도에 나 또한 화가 났다. 문제는 한두 번이 아니라 매번 그런 뉴스들만 접하다보니 슬슬 짜증이 났다. 내가 즐겨 보는 야후재팬의 한국 소식과는 사뭇 논조가 달랐기 때문이다. 게다가 저작권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도 의문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정식 항의가 들어오자 그 후부터는 방송 전체를 내보내지 못하고 부분 편집으로 대체하고 있다.
한 때 김어준의 라디오방송을 즐겨 듣곤 했다. 거리낌 없이 썰을 푸는 맛에 중독되어서다. 그러나 정권이 바뀌자 집권 세력을 수호하는 방패막이로 돌변했다. 항상 까기만 하던 사람이 이제는 방어만 한다. 그것도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들만 골라 내세우면서. 개인 유튜브 방송이라면 그나마 이해가 가지만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에서까지 그런다는 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 두 경우는 언론의 기본 기능을 망각한 탈선이다. 어느 한쪽 편을 드는 게 아니라 사실에 근거해 비평을 가해야 한다는. 물론 그들 스스로가 자신이 언론인이 아니라고 여긴다면 할 말은 없지만. 그러나 실제로는 언론자유라는 미명아래 편향된 말을 하고 있지 않는가? 모순도 이런 모순이 없다. 언론인이 아니라면서 언론자유를 외치니 말이다. 그렇다면 그런 말은 자기들 끼리나 해라, 공공장소에서 하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