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그든 씨의 사탕가게 - '이해의 선물' 완전판 수록
폴 빌리어드 지음, 류해욱 옮김 / 문예출판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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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구독자였다. 거의 매달 빠짐없이 용돈을 절약하여 사 모았다. 두산동아에서 번역간 출판을 포기하면서 내 사랑도 막을 내렸다. 이후 간간이 영원 원본을 읽기는 했지만 맛이 나지 않았다.


위그든 씨의 사탕가게는 오디오 북으로 먼저 접했다. 짤막하지만 늘 마지막에는 교훈을 주는 내용이었다. 듣는 내내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글들이 떠올랐다. 매우 상투적이지만 읽고 나면 감동을 받던 다양한 실제 경험담들. 이 책에도 어김없이 보석들이 알알이 박혀 있다. 어린 시절 사탕을 먹고 싶어 내민 체리씨, 방충망 못질을 둘러싼 아버지와의 한바탕 소동, 죽을 뻔 한 고비를 농부 아저씨 덕에 넘겼지만 정작 슬픈 건 갖은 노력 끝에 얻은 낚싯대의 행방불명, 아이들을 싫어하는 옆집 할아버지와의 다툼 끝에 나눈 포옹 등. 지극히 미국적인 이야기이지만 읽고 나면 가슴 한 켠이 아련해진다. 마치 내 아이시절에 겪었을 법한 착각에 빠지면서.


참 희한하다. 10대 때는 나도 이런 스토리를 좋아했다. 그러나 스무 살이 넘으면서 이런 억지 감정 짜내기와는 거리를 두었다. 스티븐 킹도 그랬지 않은가? 리더스 다이제스트에 실린 글들이야말로 쓰레기라고. 그러나 희한하게 나이가 들어보니 다시 찾아 읽게 된다, 복잡하고 자극적인 스토리보다 담백하고 이해하기 쉬운 톨스토이 단편류의 글들이 더욱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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