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자가 다시 급증하고 있는데 전국에 걸쳐 분향소를 운영하는 게 맞는가? 

바이러스가 분향객들을 피해간다는 보장이라도 있는가? 


외골수들은 변함이 없구나


환경운동의 거장이라는 분께서 강연을 했다. 출판과도 연결되어 있어 참석했다. 살짝 기대도 했다. 척박한 토대를 딛고 일가를 이룬 사람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자리에 앉자마자 대뜸 화부터 냈다. 간단한 다과로 내놓은 과자와 컵 들을 보고 일회용품이 많다, 플라스틱 포장지가 거슬린다고 한 것이다. 처음엔 그럴 수 있다 싶었다. 그러나 잔소리는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강연 내내 불만을 쏟아냈다. 건물로 오는 길이 흉물이었다, 자동차가 너무 많다. 심지어는 관심 갔고 참석한 우리들에게까지 쓴 소리를 퍼부었다. 차마 그 말까지는 옮기기 못하겠다. 대체 저 인간은 어쩌다 저렇게 괴물이 되었을까? 아무리 본인의 생각이 고상하다고 하더라도 그걸 남에게 윽박지르듯 강요할 권리가 있는가? 정말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한다면 하나씩 천천히 조근조근 자상하게 해도 되지 않는가? 거두로 칭송을 받으면서 주변에서 하는 직언이 완전히 차단된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 귀를 닫아 버린 것일까?


백기완 선생이 돌아가셨다. 고인에게 후한 우리나라 문화상 좋지 않는 말은 거의 묻혀버렸다. 여하튼 그는 살아생전 고생을 많이 하셨다. 대통령까지 나서 문상을 가고 사회장을 치를 분 인지까지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 인상적인 건 장례식장에 일체의 화한을 받지 않았다. 평소 살아계실 때 그런 겉치레(?)에 심한 불만을 제기했던 말씀을 따른 것이라고 한다. 그 때 나는 또다시 깨달았다. 좌건 우건, 진보건 보수건 외골수들은 변함이 없구나. 하나만 보고 둘은 알지 못하는구나. 각종 화환이 쓸데없는 권위의식일지라도 누구가에게는 생계다. 가뜩이나 졸업식도 온라인으로 대체되어 꽃가게들이 거의 망할 지경인데 장례식에서도 화한을 놓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 가게주인을 물론이고 직접 꽃을 재배하는 농민들이 타격을 받지 않겠는가? 자칭 진보의 거두라는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가난한 이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가? 그저 관념속의 운동에 지나지 않는 허껍데기는 아닌가? 자신의 신념에 반하더라도 소상공인과 농민을 위한다면 그냥 좀 받았어야 마땅했다. 김진숙만 챙기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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