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raldine McEwan(1932~2015)


미스* 마플에 다시 빠져 있다. 그가 등장한 소설은 물론 드라마까지 섭렵하고 있다. 아가사 크리스티가 창조한 여러 탐정들 중에서도 마플에 끝리는 이유는 뭘까? 으뜸 비결은 의외성이다. 도저히 탐정에 어울리지 않을 듯싶은 인물이 척척박사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사건 초기에는 경찰들에게 푸대접을 받지만 결국 문제를 해결해내고 만다.


탐정의 원형은 출발부터 정해졌다. 흔히 코난 도일이 시초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은 에드가 앨런 포우다. 포우는 뒤팡이라는 매력적인 인물을 내세워 미스터리한 사건을 풀어낸다. 화자 겸 조수도 늘 함께 한다. 이 스타일은 훗날 셜록 홈즈와 왓슨으로까지 이어진다. 미스 마플도 마찬가지다. 이런 저런 조력자들의 도움을 받는다. 재미있는 건 그 방식이 수다라는 사실이다. 곧 얼핏 보면 별 일 아닌 이야기들을 듣고 퍼즐을 맞추어 나간다. 평론가들은 마플이야말로 아가사의 분신이라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사건의 배경이 주로 고즈넉한 시골의 대저택이다. 크리스티가 자란 환경과 흡사하다. 게다가 나이 든 할머니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건 늙어서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은 자신을 빼다 박았다.


덧붙이는 말 


미스 마플 드라마는 시즌 6까지 제작되었다. 1,2,3는 제랄딘 매큐언이 4,5,6는 줄리아 맥킨지가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줄리아는 전형적인 영국 귀족부인 이미지인데 반해 재랄딘은 말괄량이 소녀가 그대로 나이 들어 할머니가 된 듯한 느낌을 준다. 기호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게는 매큐언의 연기가 인상적으로 남아있다. 조곤조곤하면서도 때로는 과감하게 그리고 뚯밖에 눈물을 쏟아내는 모습에 심쿵했다. 2015년 82세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 영미권 국가에서 결혼하지 않은 여성을 미스로 칭하는 것은 오랜 전통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성평등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쓰지 않고 있다. 대신 미즈라는 말로 통일하고 있다. 아가사 크리스티가 붙인 원래 명칭이라 그대로 사용한다. 




사진 출처 : IM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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