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싶다면 당장 영화 소울을 보시라


당신은 인생을 살 준비가 되었는가?


태어난 김에 살아간다는 사람이 있다. 솔직히 대부분이 그렇지 않나? 이런 부류는 남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만의 세상에 갇혀 살 것 같지만 아니다. 얼핏 보면 멀쩡해 보인다. 큰 불만 없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적성보다는 점수에 맞춰 대학에 들어가고 토익 점수를 따고 직장에 들어간다. 남들도 한다는 주식도 기웃거리고 열심히 청약도 부어 내 집 마련을 노린다. 문제는 조그마한 충격에도 쉽게 흔들린다. 이를 테면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지 못하고 직장을 잃거나 조기퇴직이라도 하면 어쩔 줄을 모른다. 온실바깥으로 손만 내밀어도 화들짝 놀라는 셈이다.


조는 연주자를 꿈꾼다. 정식 학교 선생으로 임명되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아쉬움이 가득하다. 그러나 한 때 제자였던 드러머가 연주 제안을 하면서 일생일대의 기회를 맞는다. 리허설까지 훌륭하게 마쳐 이제 남은 건 화려한 데뷔뿐인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그만.


영화 소울은 인사이드 아웃을 연상시킨다. 다른 점이라면 관점이 아이에서 어른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자신을 옭아매었던 인생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조바심은 다시 한 번 기회를 받으면서 서서히 바뀌어간다. 삶의 목표는 무엇이 되는 것이 아니라 순간순간 기뻐할 줄 아는 마음이라는 걸.


소울은 어른을 위한 동화다. 보는 사람에 따라 지나치게 추상적인 대사들 때문에 살짝 졸릴 수 있다. 상관없다. 깜빡 눈을 감더라도 자유로운 재즈선율에 저절로 귀를 기울이게 될 테니까. 디즈니가 뭔가 새로운 걸 하자고 했을 때 과연 무엇일까 궁금했는데 정답은 재즈였다. 꽤 성공적인 선택이었다.


덧붙이는 말 


당초 코로나 19로 개봉이 불투명했다. 디즈니 플러스라는 오티티로 공개할 예정이었으나 한국에서는 연장 끝에 극장에서 볼 수 있었다. 혹시 몰라 바로 첫날 보았다. 이 영화를 조그마한 티브이화면으로 봐야만 하는 이들은 불행아들이다. 무조건 큰 스크린으로 감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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