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를 아직 보지 못한 분들이라면 건너뛰셔도 상관없습니다.


영화 <조커>에는 살인 장면이 즐비하다. 악당이 등장하는 액션무비라고 생각하고 상영관에 들어간 사람들이라면 받아들이겠지만 코미디라고 여긴 분들은 당황할 정도로. 사실 누군가를 죽이는 건 현실에서나 가상에서나 일종의 금기다. 설령 살해를 보여주더라고 직접적으로 죽어가는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는다. 


그러나 <조커>는 이 금기를 깨버린다. 너무 순간적이어서 더 현실적이다. 그나마 편안한(?) 살인은 친모를 상대로 한 것이다. 애증으로 엮인 이 둘은 영원한 동반자가 될 것 같았지만 기대는 보기 좋게 어긋난다. 병상에 누워있는 엄마를 보며 조커는 어떠한 측은함도 없이 베게로 눌러버린다. 해외 팬 사이트에서도 이 문제를 두고 논란이 벌어졌다. 조커는 왜 자기 엄마를 죽였는가? 자신을 직간접적으로 무시하고 깔보고 심지어 폭력까지 행사한 이들과는 달랐기 때문이다. 


정답은 없지만 각자의 해석은 존재한다. 개인적으로는 본격적인 살인에 나서기 전에 보인 어머니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코미디언이 꿈이었지만 헛된 희망 고문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다시 말해 더 이상 다른 이들의 잣대에 맞춰 살아가지 않겠다는 결심을 한 순간 어머니가 떠올랐다. 나다운 모습을 보게 된 어머니는 얼마나 실망하게 될까? 차라리 그 전에. 물론 판단은 여러분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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