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듦과 수납 - 공간과 물욕 사이에서
무레 요코 지음, 박정임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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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즘 열풍이 거세다. 사실 집이 넓다면 고민할 이유도 없지만. 곧 제한된 공간에 이것저것 쟁겨 넣다보니 자리가 모자라고 답답해 보인다. 이 열기(?)는 일본에서 시작되었다. 동일본 지진으로 살림을 넘어 집 자체가 떠내려가는 것을 목격하고 언제라도 떠날 수 있게 간소하게 살자는 운동이 붐을 이루었다. 문제는 정도가 지나쳐서 강박적으로 물건을 버려야만 하는 사람들도 늘었다. 마치 거식증처럼. 우리나라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촉발제가 되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걸리적거리는 물건들도 눈에 잘 뜨이게 마련이다.


무레 오코는 멀쩡한 직장을 제 발로 나와 새로운 삶을 개척하고 있는 열혈 여성이다. 불과 몇 년 만 버티면 무난한 정년을 맞고 연금도 따박따박 받을 텐데. 그럼에도 조금이라도 젊었을 때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는 점은 높이 살만하다. 이 책 또한 마찬가지다. 무슨 대단한 비법이 있는 것처럼 뻥튀기하는 대신 실제 겪은 일을 맛깔나게 소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책 부분에 눈이 갔다. 다른 건 다 버려도 책만은 선뜻 처리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역시나 그 또한 나처럼 과감하게 없애지 못하고 있었다. 아무리 전자책이 나오고 인터넷으로 다 볼 수 있다고 해도 책장을 넘기는 오래된 습관은 적어도 내가 죽기 전까지는 없애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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