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 


황당한 영화를 마주할 때가 있다. 호기심에 보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눈길 끌기용으로 치부하고 넘어가기 마련이다. 프랭크도 그럴 줄 알았다. 우연히 한 방송에서 이 영화를 소개하는 장면을 보았다. 큰 인형 탈을 뒤집어쓰고 노래 부르는 인간. 요즘 유행하는 부케인가? 음악이 취미인 직장인 존. 그렇다고 일을 하지 않을 수도 없어 꾸역꾸역 일터를 향하지만 마음은 늘 딴 곳에 가있다. 우여곡절 끝에 황당한 사건으로 한 밴드에 키보디스트로 합류하게 되고, 그곳에서 운명처럼 프랭크를 만난다. 다행히 자신과 음악적 지향이 맞아 일까지 팽개치고 음악에 몰두하지만 그렇다고 순조롭게만 진행된다면 어떤 관객이 보겠는가? 적당한 고난과 역경을 양념처럼 곁들여야지? 그러나 감독은 우리의 기대를 배반하고 구렁텅이로 계속 몰아붙이는데. 끝내 정체를 밝히지 않을 것 같았던 프랭크도 탈을 벗지만 찜찜한 기분은 감추기가 어렵다. 음악은 더 나아가 예술은 누구를 위해 하는 것인가? 단순한 자기만족인가? 아니면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관객이 있어야 하는가? 이 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다 젊은 생을 마감한 이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스포삼아 알려드리자면 기괴한 노래가 난무하는 이 영화에 단 한 곡의 정상적이며 감미로운 곡이 숨겨져 있다. 이걸 찾는 재미만으로도 볼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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