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무당은 어떻게 사람을 잡는가? 심지어 자기 편마저도

 

우리나라 부동의 1위 신문은 조선일보다. 구독자수를 보나 광고비를 감안하더라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꽤 오랫동안. 이 신문이 대변하는 논조가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 마음은 변하지 않았지만 넓고 깊은 취재와 정확한 문장만큼은 인정한다.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이지만 소제목을 귀신같이 잘 뽑아낸다. “홍남기씨, 전셋집 집 빼주세요”도 그 중 하나다. 주택관련 정책을 직접 진두지휘한 경제 수장이 정작 자신이 놓은 덫에 걸리고 만 것을 비꼬고 있다. 구체적으로 마포에 전세로 살고 있는데 만기가 되자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겠다고 통보를 하면서 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고 말았다. 보유하고 있던 의왕 아파트먼트는 정부의 서슬퍼른 엄포로 이미 팔았기 때문에 당장 돌아갈 방법이 없다. 그렇다면 왜? 세종시 분양권이 문제였다. 아직 지어지지 않았지만 1주택으로 관주하는 법이 통과되어 생긴 일이다. 


어련히 잘 처신하겠지만 무리한(?) 부동산 정책만 마련하지 않았더라도 홍남기 장관은 지금 거주하는 마포에서 전세기간을 연장하여 잘 살다가 자리에서 물러나면 본인은 물론 가족들도 좋아하는 의왕으로 돌아가 남은 여생을 보낼 수 있었으리라. 다주택자를 무슨 투기꾼으로 몰아서 나타난 기현상이다. 정직하게 말해 관련 정책이 본인 생각은 아니었다고 짐작된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고 위정자 지지 세력이 집값 폭등을 어떻게든 잡고 지지 세세력인 세입자를 위한답시고 칼을 마구 휘둘러서 생긴 결과다.


덧붙이는 말


조선일보는 현직 장관을 왜 직함으로 부르지 않고 씨자를 붙였을까? 은연중 교체되어 자연인으로 돌아가라는 압박으로 느껴진다. 혹은 시민들이 겪고 있는 불편을 함께 겪는 이에 대한 연민? 여하튼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준 카피만으로도 조선일보는 꽤 상급임을 알 수 있다. 물론 신문자체가 낡은 매체인 것은 분명하지만 쉽게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종이책도 여전히 팔리지 않는가?


관련 기사 : 


https://www.chosun.com/economy/2020/10/09/XYBYYMMBPFETDBKLCO5AOWX3VA/?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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