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짜 사나이 2
결승점을 통과한 사람만이 자신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미소지을 수 있다
문화는 시대를 반영하기 마련이다. 특히 대중문화는. <가짜 사나이>가 화제다. 이근이라는 유명인을 배출한 이 다큐예능은 두 번째 시즌에 돌입했다. 개인적으로 약간 어설픈 1부보다 2부가 훨씬 더 박진감이 있어 보는 맛이 더하다. 이때다 싶어 유사한 방송이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다. 이미 인터넷에는 충주시 공무원까지 참여한 패러디물이 넘쳐나고 있으며 방송에서도 이근 대위를 모시기에 바쁘다. 급기야 11월에는 여자들이 주인공인 <나는 살아있다>도 선보일 예정이다.
그렇다면 이유는 뭘까? 우선 코로나 19가 가장 큰 원인이다. 누구나 쉽게 감염될 수 있고 오랫동안 이어지고 있기에 서바이벌 의식이 강해졌다. 곧 자신 스스로 알아서 잘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코드와 맞아 떨어졌다. 현 정부에 대한 반발 심리도 한몫했다. 뭐 하나 시원한 소식이 없는 가운데 지치고 힘든 나날이 계속되자 강한 뭔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어설픈 힐링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직접 고난을 극복하고 싶은 마음이 더 간절하다고나 할까? 이런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언젠가 될지 모르겠지만 바이러스가 물러가고 나서도 계속 될 전망이다. 또 다른 자연재앙이 계속해서 일어날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어제(10월 8일)는 울산에 있는 고층주상복합아파트먼트에서 불까지 났다. 인명피해가 없어 다행이지만 극한상황은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다. 잠잠하던 돼지 열병까지 창궐기미가 보인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가짜사나이는 더욱 인기를 끌 것이다. 단순한 쾌감을 주기보다 모두가 자신의 일인 것처럼 감정이입을 하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말
도전은 아름답다. 결실을 맺는 것은 더욱. <가짜 사나이>에서 퇴교를 알리는 종소리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물론 얼마나 힘이 들까, 라는 생각은 들지만 정상을 밟고 안밟고는 하늘과 땅 차이다. 결승점을 통과한 사람만이 자신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미소지을 수 있다. 올해 내게도 그런 경험이 있다. 한라산을 갔다 왔다. 지금 생각해도 백록담을 보기를 잘했다.
사진 출처 : 피지컬 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