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청동 순두부 식당의 창업주 홍희숙씨가 난소암 투병 끝에 8월 18일 로스앤젤레스의 한 병원에서 6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코리안 두부 수프 


우리 신문과 달리 영자지에서는 부고를 중요한 기사로 취급한다. 우리처럼 소위 거물 정치인들의 죽음만 다루는 게 아니라 사회에 좋든 나쁘든 영향을 미친 인물이면 된다. 심지어 독재자도. 뉴욕타임스를 보다 홍희숙씨*를 알게 되었다. 미국으로 이민가서 엘에이에 순두부 식당을 열어 큰 히트를 쳤다고 한다. 이 성공을 바탕으로 미국 전역으로 체인을 확장하였다. 여기까지라면 흔한 성공신화쯤으로 그치고 말텐데 흥미로운 건 두부를 소울푸드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렸다는 점이다. 맛도 맛이지만 지역 특성에 따라 24시간 가게를 열어 누구나 배고픈 사람이라면 싼값에 뜨끈한 국물을 들이킬 수 있게 했다. 그 결과 미국의 문화현상으로까지 불리게 되었다. 미국의 저명한 신문에 실리자 가만있을 수 없다는 듯이 한국에서도 다루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기사를 번역한 수준에 머물고 있어 속사정을 더 알고 싶은 나 같은 사람의 요구까지는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여하튼 순두부 식당 하나로 이정도 대접받는 나라가 왠지 색달라 보이는 건 사실이다. 우리는 과연 그럴 수 있을까? 나중에 이연복씨가 돌아가시면 모든 신문이 부고를 싣고 사회장을 치를까?**


* 영어 성은 "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는 남편의 성이다. 홍희숙이 본명이다. 


** 하나의 예입니다. 


사진 출처: 뉴욕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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