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의 한 대학가 


잘 사는 나라는 뭐가 달라도 달라 


한 나라의 위상이 올라가면 모든 게 좋아보이게 마련이다. 내 나이 때 사람들이 어릴 때 미제 환타 한 병을 보고도 감탄했듯이. 참고로 소풍 때나 귀하게 싸가는 음료였다. 아이구, 쉰내? 뉴욕타임스 기사에 허름한 고기 식당의 왁자지껄한 분위기의 사진 한 장이 오른 적이 있다. 한국의 매력적인 장소 운운하면서. 당시에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내 눈에는 그저 지저분하고 비위생적인 곳인데. 그러나 외국인들의 눈에는 이색적으로 보였나 보다. 단지 초라해서가 아니라 한국처럼 발전한 나라(?)에 이처럼 색다른 레스토랑이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 한국은 성장했다. 부인할 수 없다. 적어도 경제력 하나만 보면. 우리도 이른바 선진국에 가서 신호등이나 쓰레기통 디자인을 보고 감탄하지 않는가? 봐라, 잘 사는 나라는 뭐가 달라도 달라. 


한국의 도시풍경 사진이 심심치 않게 화제가 된다. 아무리 잘 보아도 무질서하고 위태로워 보이는데 서양인들 눈에는 그게 아니다. 미래도시에 와있는 듯 한 기분이 든단다. 구체적으로 영화 <블레이드 러너>에서 묘사된 광경이 현실로 그대로 재현된 셈이라고나 할까? 아무튼 그들 시각에 빙의해서 보니 그럴 듯 하다는 생각도 든다. 모든 것이 반듯반듯하고 계획에 맞춰 만들어진 서양 도시와 달리 우리는 법 따위는 엿이나 먹어라는 심정으로 우후죽순 파생적으로 형성되어 있으니까. 그러면서도 묘한 조화를 이루는, 한 때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너저분한 서울도시를 바꾼다고 간판 크기를 제한하고 글자도 튀지 않게 조정한 적이 있는데 결과는 참담했다. 가뜩이나 한글은 네모에 갇혀 있는 문자인데 그걸 또 규격에 넣었으니. 어쩌면 기본 선을 지키면서, 특히 안전을 준수하면서, 내버려 두는 것이 가장 현명한 정책이 아닌가 싶다.


사진 출처 : http://www.gasengi.com/main/board.php?bo_table=history02&wr_id=23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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