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율동공원* 


내게 분당은 낯설고 멀고 황량한 곳이었다. 하나둘 친구들이, 정확하게 말하면 그들 부모님들이, 그곳으로 떠난다고 할 때 말리고 싶은 마음이 들 지경이었다. 이후 몇 차례 놀러가보았지만 내 선입견은 바뀌지 않았다.


지난 주말(2020년 8월 8일) 분당에 다녀왔다. 판교 계절밥상에서 식사를 하고 산책이나 할 겸 들렀다. 내친김에 율동공원에도 갔다. 간간이 비가 내리긴 했지만 그래도 오랜만의 소강상태라 많은 시민들이 나와 있었다. 녹음이 우거질 대로 우거진 호수공원을 걷는 맛은 꽤 운치가 있었다. 지난 세월동안 자리를 잡아서인지 아늑한 느끼마져 들었다. 몇 십 년 전 추운 겨울 우연히 갔다가 단두대처럼 매달린 번지 점프대를 보고 가졌던 섬뜩함은 그 어느 곳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시간이 많지 않아 결국 번지까지만 가보고 잠시 의자에 앉아 쉬다가 돌아왔다. 참고로 점프대는 당분간 운영하지 않는다. 사고 탓이다.


공원이 자리 잡은 도시는 삭막함이 덜하다. 분당은 설계 당시부터 녹지를 대규모로 확보하여 쾌적함이 남다르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다.


사진 출처 : https://blog.naver.com/kw5069/30166982019


* 저 멀리 번지점프대가 보인다. 분당 율동공원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 점프대가 돋보이는 이유는 주변의 자연 덕이다. 곧 별다른 인공시설없이 최소한의 설비들만 있어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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