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먹고 떠들 뿐인데'라구요?
하루에 평균 한 시간은 유튜브를 본다. 어떤 때는 그 이상 눈길을 주기도 하지만. 주로 구독하는 컨텐츠는 야구, 음악 관련 채널이다. 희한한 게 어떤 알고리즘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불쑥불쑥 먹방이 꺼어든다. 화면이 뜰 때마다 무시하곤 하는데 언제부턴가 푹 빠져버렸다. 참 놀라운 투시력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일본인 요리사가 주인공인 코우지 티브이다. 일식 요리 대가로 알려져 있는데 한식, 중식, 전문식당, 뷔페 가리지 않고 전방위로 돌아다닌다. 얼핏 까다롭게 평가할 것 같은데 늘 점수는 후한 편이다. 그러나 날카로운 지적도 골잘 하는데 온화로운 표정과 겸손한 말투 때문에 거북하지 않다. 괜히 전문가가 아니다.
먹방 유투버 논란이 거세다. 이른바 간접광고 때문이다. 자발적으로 구입하여 먹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스폰서가 있었다. 해당 영상에서 제대로 밝히지 않아 시청자를 우롱했다는 시선이다. 정직하게 말해 그게 큰 문제인가? 물론 내 주관적인 의견이다. 영상을 기획하고 음식을 구입하고 찍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든 돈이 들고, 그 돈을 누군가 대주는 게 나쁜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심지어 드라마 속에 광고가 버젓이 노출되기도 한다. 도움을 받은 게 핵심이 아니라 알리지 않은 게 괘씸하다는 지적은 이해가 간다. 그럼에도 이토록 과도하게 비난하고 급기야 영상촬영을 그만두기까지 하는 건 지나치다, 고 나는 생각한다. 사과하고 넘어가면 될 텐데. 아마도 분노하는 이유는 낮은 진입장벽때문이 아닌가 싶다. 곧 그저 먹고 떠들 뿐인데. 사실은 굉장한 노력이 필요한건 외면하고. 큰돈을 버는 게 아니꼬워서는 아닐까? 물론 일부 먹방 유투버도 문제다. 아무래도 지원을 받게 되면 객관적인 평가가 어렵다. 날카로운 분석으로 신뢰를 얻은 유튜버라면 배신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아무튼 이번 일을 계기로 먹방 콘텐츠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이유는 대리만족이 크기 때문이다. 음식을 복스럽고 맛있게 먹는 건 큰 행복이다. 당연한 거 아니야, 라고 반문하실지 모르지만 의외로 자의반 타의반 잘 못 먹는 분들이 많다. 나 또한 그렇다. 설마 그리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