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노 삼성점 입구 


뷔페에 가서 즐거웠던 기억은 거의 없다. 물론 가기 전에는 살짝 설레고 처음 두세 번 w접시를 비울 때는 행복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배는 거북해지고 급기야 집에 와서는 토하기까지 한다. 지나치게 과식을 해서가 아니다. 내 몸이 견디지 못해서다. 아무래도 담석 때문인 듯싶다.


당연히 뷔페는 금기대상이다. 그럼에도 가끔, 아주 가끔 격렬하게 가고 싶을 때가 있다. 잔뜩 놓여있는 음식들을 보며 요모조모 맛을 보면 얼마나 행복할까? 지난 주말(2020년 7월 18일, 토요일) 올해 처음 뷔페식당에 갔다. 삼성동에 있는 보노보노다. 십몇 년 전 한번 들른 적이 있다. 쾌적하고 다양한 해산물이 있었던 기억이 난다. 리모델링한 지도 좀 된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한 자리에서 꾸준히 음식장사를 한다는 건 뭔가가 있다는 건데.


시국이 시국인지라 발열 검사를 하고 마스크를 쓴 채 입장했다. 개장시간에 맞춰서 예약을 해서 좋은 자리를 배정받았다. 일단 합격. 우선 이 집의 시그니처인 스프를 가져와서 먹었다. 빵을 으께면 접시 안에 스프가 있는 구조다. 다른 뷔페에서는 특별식으로 정해진 시간에만 줄을 서서 선착순으로 먹었는데 이곳에서는 아무 때나 시식이 가능하다. 진하고 고소하다. 허기진 배를 데워주기에는 딱이다.


자,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먹어볼까. 이 식당의 자랑인 수산물부터. 정직하게 말해 과거에 비해 음식가지수는 많이 줄었다. 거의 반 가까이 없어진 느낌이다. 대신 음식 하나하나가 정갈하고 맛있다. 특히 당일 수산시장에서 가져와서 서빙 하는 해산물은 매우 신선하다. 뷔페하면 빼놓을 수 없는 스테이크도 좋았다. 특히 양고기는 특유의 노린내가 없어 깜짝 놀랐다. 고기 자체가 신선하던지 아니면 향신료를 잘 썼던지. 아무튼 처음 느끼는 맛이었다. 슬슬 배가 부르는데. 그렇다고 탕수육을 놓칠 순 없지. 희한하게 뷔페에 오면 중국음식이 당긴다. 분명 먹고 나면 기름진 음식 탓에 진도가 나가지 않는 것을 알면서. 참고로 탕수육은 찹쌀과 함께 튀겨 쫀득쫀득했다. 갈등 끝에 짜장면까지. 주문 후 3분 쯤 지나 다시 가면 윤기 좔좔 유니짜장이 짠. 정말 건더기 하나 남기지 않고 끝까지 다 먹었다. 그러나 이 때 먹은 짜장이 결국 똑같은 악몽을 선사할 줄 몰랐다. 


아, 더 먹을 것도 많은데 배가 불렀다. 결국 디저트로 케익과 커피를 먹고 마시며 아쉬움을 달랬다. 아참. 소프트 아이스트림도 참 맛났다. 상하 목장 우유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작년 강릉 여행 중 휴게소에서 먹던 맛과 같아 더 반가웠다. 맥주도 무한대로 먹을 수 있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한 모금 맛만 보는 것으로.


총평은 살짝 가격이 있지만 깔끔하게 먹기로는 최적의 뷔페다. 음식 종류가 아주 많지는 않지만 있을 건 다 있다. 이것저것 막 내놓는 것보다 단품으로 제공해도 아쉽지 않을 만큼의 맛을 내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서비스도 좋았다. 직원들이 소란스럽지 않게 조용조용 탁자를 누비며 식사 분위기를 유지해 주었다. 가격은 주중, 주말과 시간대에 따라 다르다. 내가 이용한 토요일 저녁은 일인당 59,000원. 주차는 2시간 30분까지는 무료다. 


사진 출처 : https://blog.naver.com/mylove1005/221943719766


* 이 글은 해당 업체를 포함한 어떠한 단체나 기관의 후원 없이 썼습니다. 직접 먹어보고 정보차원에서 올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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