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ich Kleiber - 베토벤 교향곡 7,9번 / 모차르트 교향곡 40번 - 이 한 장의 명반
에리히 클라이버 (Erich Kleiber) 지휘 / 유니버설(Universal) / 2003년 1월
평점 :
품절


엘피 시대가 지니고 씨디가 등장하고 그마저 점점 희귀종이 되어 이제는 스트리밍이 대세가 되었다. 흥미로운 건 시간이 지나면서 슬금슬금 옛 것이 복원되고 있다. 박물관에서 볼법했던 엘피가 다시 발매된다. 음역대가 넓고 사운드가 풍부하다는 장점도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이유는 음악이다. 곧 콘텐츠가 좋으니 다른 채널로 들어보고 싶은 것이다. 그 선두주자는 클래시컬 뮤직이다. 고전 음악 감상이 취미라고 하면 고리타분함을 넘어 무덤에서 살아나온 사람 취급을 받는 것이 맞지만 그럼에도 몇 백 년 동안 명맥을 이어오는 데는 이유가 있다. 에리히 클라이버의 음반도 그렇다. 그는 푸르트벵글러와 자주 비교된다. 거의 같은 시기에 활약했지만 명성은 비교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력 탓만은 아니다. 한 사람은 적극적이지는 않았더라도 나치에 협력했고 또 한사람은 아르헨티나로 망명했다. 당연히 푸대접을 받았다. 그러나 사람들의 귀는 예리해서 클라이버의 엄정하면서도 따뜻한 사운드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베토벤 교향곡 7번과 9번을 담은 이 음반이 대표적이다. 베토벤 하면 떠오르는 강하고 파괴적인 소리는 배제한 채 악보대로 지휘하고 있다. 이른바 교과서적인 연주다. 양념을 배제하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듯 하다고나 할까? 물론 고정적인 베토벤을 선호하는 분들도 많다. 그러나 그것이 과연 루드비히 본연의 모습인가, 라고 고개를 갸우뚱거릴 사람들께는 귀한 선물 같은 음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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