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무례한 인간류를 만날 때가 있다. 굳이 류를 붙인 건 이런 사람들은 하나의 분류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자칫 한눈팔면 그대로 당한다. 최선의 대책은 빨리 그 자리를 피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게는 그 상황을 눈치 채기도 전에 말려들어 망신을 당하거나 심지어 속아 넘어가 돈을 털리기도 한다. 혹시 몰라 내가 겪은 일을 공유한다.


휴대폰을 새로 구입하기 위해 통신사를 찾았다. 굳이 동네 근처가 아니라 강남까지 간 이유는 그곳에서의 기억이 썩 유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는 되로 주고 말로 받았다. 여하튼


1. 문이 닫혀 있다. 황당했다. 영업하는 매장의 문이 잠겨 있다니. 오후 4시 무렵인데. 나 같은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다. 뭔가 급한 일인것 같았는데 20분 넘겨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이윽고 사람이 왔다. 초장부터 화가 슬슬 났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문을 잠그고 개인 일을 보러 갈 정도면 문 앞에 간단한 안내 메모를 붙이거가 연락처를 남기는 게 상식 아닌가?


2. 마음을 가라앉히고 상담을 했다. 이때도 살짝 언짢았다. 무슨 일로 왔건 일단 고객인데 간단한 음료 정도는 권하거나 가지고 와야 하는 거 아닌가? 우리 동네에서는 옥수수차를 주던데. 손님을 대하는 매너가 꽝이다.


3. 가만히 보니 마스트를 끼고 있지 않았다. 턱밑으로 내리고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아예 착용하지 않았다. 세상에나? 확진자와 단 5분 동안 대화를 나눈 것만으로도 감염이 된다고 하는데. 대체 무슨 배짱으로 고객을 마주하면서 저럴 수가 있지? 정말 어이가 없네.


4. 사실 이쯤도면 나와야 마땅했다. 이런 가게에서는 어떠한 계약도 하고 싶지 않다. 나도 마찬가지이지만 다른 사람들도 그러면 왠지 미안해서 계속 앉아 있게 된다. 그러나 혹시 프로모션이 있지 않냐고 물어보자 어디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냐? 홈피에 있냐, 아니면 그냥 주워들은 거냐 하면서 짜증을 내며 같잖다는 표정을 짓더니 급기야 분노를 터뜨리기 시작했다. 내 머릿속에 긴급 사이렌이 울렸다. 바로 정색을 하고 아니, 그런 혜택이 없으면 없다고 하면 되지 않는냐? 고객이 궁금해서 물어보면 설명을 하면 되지 않느냐? 그런데 왜 화를 내느냐? 그러자 상대는 바로 당황하며 네라고 답하고 바로 고개를 숙였다. 더 하고 싶은 말도 있었지만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매장을 나왔다. 물론 나 모르는 개인의 사정이 있었을지도 모르다. 그러나 내가 그의 화받이는 아니지 않는가? 만약 나라면 양해를 구하고 잠시 피하겠다. 


5. 나중에 알아보니 내 정보가 맞았다. 해당 통신사는 특정 기종에 한해 프로모션을 하고 있었다. 나는 2G에서 갈아타는 거라 이중 혜택이 있는지 궁금해서 물어본 것이었다. 집에 돌아와 전화로 다시 한 번 확인할까 하다 그만두었다. 내게 그런 무례를 범한 이에게 무슨 미련이 있겠는가?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아 해당 통신사 홈피에 항의 글을 쓸까 하다 이 또한 포기. 우선 내 전화번호를 알려주었기 때문에 혹시 해코지를 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앞섰고 또한 이제 더 이상 그쪽 통신사 쪽으로는 고개도 돌리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기 때문이다. 대신 개인적인 블러그에 올리는 이 글로 행여 이런 인간류를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요컨대 무례한 놈들과 부딪치면 재빨리 상황을 파악하고 자신이 할 말을 분명히 하고 상대의 사과를 받아낸 후 그 자리를 떠나세요. 잊지 마시라, 스스로 납득이 가능할 정도의 사죄를 반드시 챙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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