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은 막고 수요도 억누르고 세금만 왕창 올렸다


지난 토요일 동네 근처 휴대폰 매장에 들렀다. 전화기가 고장 나고 때마침 2G 서비스도 종료되어 새로 폰을 구입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매장은 넓고 쾌적했다. 점원도 정중했다. 장황하게 소비자를 현혹하기 위해 미사여구를 남발하는 대신 정확한 정보만 제공하였다. 궁금한 점에 대해서도 아는 것은 명확하게 모르는 것은 확인 후 별도로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절로 호감이 갔다. 그날 오후 결국 내가 문의한 서비스는 제공이 어렵다는 답을 받았다. 그럼에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거의 20년 이상 단 한 번도 바꾸지 않고 써온 휴대폰 회사에서는 받아본 적 없는 서비스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어떻게든 벗겨먹을 생각만 했다. 이야기를 5분쯤만 해봐도 바로 알 수 있다. 결국 업그레이드를 포기하고 기존 서비스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하자 표정은 삽시간에 바뀌었다. 태도도 나빠졌고 고객을 대하는 자세도 불량했다.


선무당이 사랍잡는다는 말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미숙한 사람은 언제든 사고를 치게 마련이다. 현 정권 들어 이에 해당되는 대표적인 인물은 국토부 장관이다. 굳이 이름을 밝히고 싶지도 않다. 어떤 연유로 그 자리에 올라섰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일과 관련해서만큼은 선무당이 틀림없다. 무엇보다 그는 잘 모른다. 전문가가 아니라면 열심히 배워 익혀야 마땅한데 발표를 듣다보면 ‘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써 준대로 하는 말이구나’를 절로 알게 된다. 그런 그가 최장수 장관이라니? 대통령의 안목이 새삼 별로구나, 라는 걸 실감한다.


이제라도 선무당은 작두에서 내려와야 마땅하다. 그의 어설프고 위태로운 말 한마디 한마디가 사람들을 용광로에서 요동치게 하고 있다. 초기에는 부자들을 때려잡는다는 명분이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돈줄을 죄다 막아서 변변한 아파트먼트 하나 살기 힘들게 되었다. 가격이 올랐는데, 혹은 올렸는지 모르겠으나, 수요를 억누르는 정책을 백날 펴봤자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렇다고 싱가폴처럼 임대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하여 대다수가 집값 걱정 없이 장기 거주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특정 지역에 수요가 몰리면 도리어 반가워해야 한다. 투자 가치가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적정한 세금징수로 투자환경을 조성해주고 그 돈을 주거복지에 쓰면 된다. 곧 가장 선호하는 서울의 재개발, 재건축을 풀어 필요 주택수를 늘리고 여기에서 나온 수익으로 각 지역의 주거지원 사업을 하면 윈윈이 된다. 현 정부는 거꾸로 가고 있다. 공급은 막고 수요도 억누르고 세금만 왕창 올렸다. 이제 곡소리는 가난한 사람들에게서 나오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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