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모차르트 : 마술피리
버로스 (Stuart Burrows) 외 노래, 모차르트 (Wolfgang Amadeus / Decca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오페라를 감상하려면 각오가 필요하다. 아무리 자막이 달린 스크린이 있다고 해도 서너 시간 동안 꼼짝없이 앉아있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만약 바그너의 링 시리즈를 본다면 철문이 닫힌 채 꼬박 열 시간 이상 갇혀 있어야 한다. 음반으로 듣는 것도 꽤 고욕이다. 하이라이트가 아니라면 기본이 세 시간이다. 시디라면 세장을 연달아 플레이해야 한다. 그래서인지 오페라는 극소수만 좋아하는 골방 문화쯤으로 취급받기도 한다. 오죽하면 오페라 평론가조차 자동차가 고장 나는 바람에 꼼짝없이 ‘라 트라비아타’ 전곡을 들을 수 있어 행복했다고 하겠는가? 사 놓고 계속 미루던 <마술피리>를 아침부터 들었다. 중간에 시디를 갈아 끼운 시간을 빼고서도 세 시간이 족히 걸렸다. 되도록 다른 잡다한 일을 하지 않고 오로지 음악에만 몰두한 결과, <마술피리>는 천상의 음악임을 깨달았다. 비록 알아듣는 말은 파파케노 정도지만 내 마음이 이렇게 움직이는 것을 보면 말이다. 괜히 겁먹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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