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다큐멘터리 라스트 댄스를 보았다. 1990년대 미국 프로농구팀 시카고 불스의 최전성기를 담고 있다. 아시다시피 이 팀은 마이클 조던이 속해 있어 유명하지만 사실 그 이에도 전설적인 선수들이 많았다. 스코트 피팬과 데니스 로드맨이 대표적이다. 선수들만 빼어난건 아니었다. 이들을 아울러서 우승을 밥먹듯이 하도록 한 필 잭슨 감독도 큰 역할을 했다. 여하튼 농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이 정도 지식은 알고 있을 것이다. 내가 아는 수준도 딱 이 정도다. 그래서인지 다큐에 더욱 몰두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불스의 상세한 성적을 잘 몰랐기 때문이다. 90년대에 3번 연달아 우승 후 한 해 쉬고 다시 세 번 우승한 전력이 있다고 하지만 도대체 어떻게 그 힘든 여정을 견디었는지는 전혀 몰랐다. 방송은 처음엔 개인에게 초점을 맞추다가 서서히 팀 전체의 뭉치는 힘을 보여주는 것으로 진화한다. 그 덕에 점점 빠져들게 되어 결국 10화를 다 보고 말았다. 그리곤 약간 후회했다. 이처럼 위대한 팀과 플레이어들에 너무 소홀했구나. 그래도 뭐 나는 미국인은 아니니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우리나라도 이런 전설들이 있었다. 언뜻 떠오르는 건 해태 타이거즈다. 1983년을 시작으로 단골처럼 한국시리즈에 올라 붙었다 하면 죄다 우승이었다. 연세대 농구부도 추억의 대상이다. 정말 그 때는 농구 열기가 장난 아니었다. 대학부를 평정한 것은 물론 성인팀을 대상으로도 우승을 일궈냈다. 이제는 나이 들고 뱃살도 두둑해진 마이클 조단을 보며 아쉬움도 있었지만 그래도 영광스러운 시대를 돌아볼 수 있는 그가 새삼 부러웠다. 골든 타임은 누구에게나 오는 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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