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씨가 대학을 떠날 때 나는 예상을 했다. 그의 입과 글은 이젠 쉴 틈이 없겠구나. 아니나 다를까, 공장을 풀가동하는 것도 모자라 외근까지 마다하지 않았으니. 국회에서 그가 한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철학이 없다. 남들이 써준 원고를 그냥 읽는 수준이다. 비판인지 비난인지는 모르겠지만 여당은 발끈했다. 전 현직 비서관들이 들고 일어나 진중권을 돌려 깠다. 그렇지 않다. 직접 읽고 바꾼다. 조짐이 이상했다. 진 선생의 덫에 걸린 것을 몰랐다니. 옳다구나, 내 말을 그렇게 알아듣는 너희들의 수준이 뻔 하구나. 고치는 것이야 누구나 하는 거다. 내 말의 속뜻은 자기 철학이 없다는 거다. 초안을 짜는 얼개능력이 없다. 앗차 싶었을 것이다. 괜히 벌통을 건드렸구나. 진중권을 지지하는 이들은 쌤통이다, 도둑이 제발 저리구나하면서 ㅋㅋㅋㅋ 하고. 


미루어 짐작하는 것만큼 위험한 건 없다. 진중권씨가 문 대통령을 직접 만나 그가 연설문을 고치는지 본 적은 없을 것이다. 그 또한 그런 의도로 말 한 것이 아니다. 대통령의 이른바 말씀들을 정리해 보니 자기 철학이 불분명하고 그 때 그 때 분위기에 맞는 겉치레 말밖에 없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마치 <놀면 뭐하니>에서 비가 광희가 신문기자와 인터뷰했다고 오해해서 옛날 사람이라고 놀림 받는 것과 마찬가지 꼴이 되어버렸다. 소셜네트워크에 올린 글을 보고 쓴 기사인데 말이다.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전직이야 그렇다 쳐도 현역 스피처가 아니거든 하며 발끈하는 건 왠지 스스로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느낌을 받았다. 진중권의 말 한마디에 그렇게 흥분할 필요가 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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