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 신포니아 콘체르탄테 & 비오티 : 바이올린 협주곡 22번
모차르트 (Mozart) 작곡 / PHILIPS / 199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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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클래시컬 애호가라고 해서 모두 다 같은 취향은 아니다. 지휘자만 해도 카랴안을 숭배하는 이들이 있는가하면 카 소리만 들어도 진저리를 치며 고개를 젓는 사람들도 많다. 그 사람은 쇼쟁이일뿐이야. 연주자도 마찬가지다. 글랜 굴드야말로 바흐 음악의 재림이라고 칭송하는 분들도 있고 흥얼거림을 천재라고 여기는 미치광이라고 외면하는 이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이처럼 다양한 견해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사랑하는 바이올리니스트가 있다. 그는 아르투르 그뤼미오다. 


나는 헨델의 연주음반으로 그뤼미오를 처음 접했다. 깜짝 놀랐다. 평소 바이올린 하면 떠오르면 신경을 거슬리는 혹은 절정이라고 부르는 고음이 부담스러웠다. 웬만하면 독주 연주를 듣는 건 피해왔다. 그러나 그뤼미오는 전혀 달랐다. 마치 비올라를 떠오르게 하는 부드러운 저음과 그렇다고 바이올린 특기인 자유자재의 움직임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헨델의 바이올린 연주가 이렇게 좋을 수가 있구나, 라는 사실도 새삼 깨달았다. 


그뤼미오가 연주하는 <모차르트 신포니아 콘체르탄테와 비오티의 바이올린 협주곡 22번>은 소품음반이다. 사실 이 두 곡을 선택한 기준도 애매하다. 왜? 그럼에도 고른 이유는 비오티 때문이다. 그의 바이올린 곡은 연주자에 따라 수준차이가 많다. 그만큼 공을 들여야 하는데 그뤼미오가 딱이다. 이 곡만 하루에 수십 번 반복해서 들어도 지루함이 없다. 그러나 내가 이 음반을 선택한 이유는 따로 있다. 표지 때문이다. 사실 전집을 구하면 이 두 곡 말고도 더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다. 그러나 고개를 비스듬히 하고 바이올린 활을 사선으로 세운 장면은 어느 유명화가의 작품 못지않게 멋있고 근사하다. 바이올린 연주자의 전형이라고나 할까? 이 사진 한 장만으로도 값어치는 하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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