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겉모양은 카세트테이프같지만 사실은 MP3다.
그 감성이 꽤 괜찮았던 말이야
음악에 대한 애호는 음반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처음 소리를 녹음하여 사람들에게 들려주었을 때의 반응은 과연 어땠을까? 놀라 자빠졌을까? 아니면 그러려니 했을까? 아마도 전자에 가까울 것이다. 물론 영상을 보여주는 것보다는 덜했겠지만. 그러나 그냥 소리가 아니라 음악이 담겨져 있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축음기의 탄생은 음악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특권층만 들을 수 있었던 상황에서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자기만의 공간에서 감상이 가능해졌다. 물론 초기에는 엄청난 가격으로 접근이 다소 어려웠지만 기술의 발달로 그 간극은 금세 매워졌다. 이후 엘피가 등장하며, 말 그대로 롱 플레이 장시간 녹음이 가능했다, 그래봤자 한 면에 약 40분 정도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당시로서는 놀랄 노자였다. 다시 한 번 대중화를 이룬 음반은 이후 카세트테이프, 씨디, 그리고 스트리밍으로까지 발전했다.
최근에는 한 때 신기술로 불리던 씨디조차 구닥다리로 불리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엘피가 다시 부활하고 있다. 소리골이 있어 음역대의 폭이 깊고 넓기 때문이다. 테이프는 이 가운데 낀 애매한 존재다. 음질로만 따지면 씨디에 비길 수 없고 음역대로는 엘피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런 어정쩡한 위치 때문에 엘피처럼 쉽게 재등장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장점을 들자면 내구성이다. 원래 카세트테이프는 마스터 기능이 있다. 곧 원본이다. 예전 방송국에서 프로그램을 제작할 때 보면 오리지널 테이프를 완성한 후 송출하곤 했다. 물론 자꾸 복사를 하거나 반복해서 틀다보면 음질이 떨어진다. 과거 하도 많이 들어서 테이프가 늘어났다는 말은 그래서 나온 거다. 하루에 백번 이상 듣는 게 아면 다른 매체에 비해 오래가는 건 분명하다. 또한 손에 닿는 질감도 무시하지 못한다. 엘피가 다소 부담되고 씨디가 지나치게 딱딱한 반면 카세트테이프는 왠지 정감이 간다. 손에 쥐었을 때의 그립감도 장난 아니다.
다 세어보진 않았지만 집에 테이프가 약 500장 정도는 있는 건 같다. 이 중 3분의 2는 클래시컬 음반이고 나머지는 팝과 국내 음악이다. 어학 테이프도 꽤 있었는데 거의 다 버렸다. 공테이프도 눈에 뜨인다. 옛날에는, 아 라떼는 말이야,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을 공테이프에 녹음하여 듣거나 선물을 하곤 했는데. 또 그 감성이 꽤 괜찮았던 말이야.
덧붙이는 말 : 본견적인 복원은 아니지만 카세트테이프를 디자인에 활용하는 예는 종종보인다. 카세트테이프 MP3도 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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