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이 캔 스피커>를 보고 울었다. 웬만하면 참으려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2020년 5월 25일 열린 이용수 할머니의 기자회견을 보았다. 절로 한숨이 나왔다. 시시비비를 떠나 그 연세에 공개적인 자리에 나와 그런 말을 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 처참했다. 영화의 감동이 현실의 비참함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렇다고 모두를 비난할 생각은 없다. 처음부터 사악한 인간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분면한 건 진실이 불편하다하고 해서 마주하기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할머니가 일본에 끌려간 것도 사실이며 특정 단체가 그를 내세워 사리사욕을 채운 것 또한 팩트다. 영화의 주인공 역을 맡은 나문희가 미국 국회에서 연설을 마치고 나오자 일본 외교관들은 소리친다. "더 이상 앞잡이를 내세우지 말라" 일본 정부에 대한 분노를 끓어오르게 하는 이 장치가 진실이었다니. 현실과 상상은 의도와 다르게 겹치며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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