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글을 써야겠다고 결심한 건 스티븐 킹의 <금연주식회사>를 읽고 나서였다. 그 전에도 간간이 이런 저런 시도를 하긴 했지만 대부분 일과 관련된 것이었다. 곧 글 자체가 아니라 업무도구 혹은 수단으로 글을 썼다. 그런 글들은 거의 내용을 요약하거나 간단히 정리하는 식이었다. 온전히 내 생각을 담지 못했다. 그러나 소설을 쓰면서 비로서 나만의 표현방식을 찾게 되었다. 취미로 시작한 글쓰기가 직업적으로 발전한 것이다. 이른바 전업 작가들도 이런 경로를 밟은 이들이 많다. 


소설가 배명훈도 그렇다. 그는 나이 50이 넘어 소설가가 되고 싶었다고 한다. 사실 외국에는 이런 경우가 흔하다.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후 돈 욕심 없이 전문적인 소설을 쓰는 거다. 아무튼 배명훈은 일찍 주목을 받는 바람에 자의반 타의반 작가가 되었다. 그의 글쓰기 방식은 독특하다. 한국에서 작가는 청탁에 의해 움직인다. 곧 누군가 글을 의뢰해야 글을 쓴다. 그러나 배명훈은 미리 글을 써놓는 편이다. 그리고 의뢰가 들어오면 써놓은 글을 판다. 사실 이게 정답이다. 글을 마치 주문받아 제작하는 상품처럼 쓴다면 그건 공산품과 다를 게 없다. 팔릴지 안 팔릴지 고민하는 시간에 자기만의 글을 써야만 진정한 소설의 세계가 열린다. 일단 취미로라도 글쓰기를 시작해 보시라. 부담 없이.


관련 사이트 : https://podcasts.apple.com/kr/podcast/ebs-자작나무-숲에서-작가를-만나다-문학이-주는-위로-작가가-건네는-책-이야기/id1472314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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