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끝났다. 결과는 여당의 예상 밖 압승.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굳이 나까지 숟가락을 얹을 필요가 있나 싶지만.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보수 진영이 4연속 참패를 했다는 사실이다. 곧 2016년 총선,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에 이어 이번 총선에서도 계속 졌다. 원인을 따지기에 앞서 특정 세력이 이 정도로 무너지면 답은 없다. 혹자는 보수는 이제 종말되었고 진보 진영 간에 분열을 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글쎄? 


우리나라의 보수는 원죄가 있다. 기득권과 동일시되는 개념이었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등과 함께 오랜 기간 영화를 누려왔다. 김영삼 정권도 같은 계열이기는 하지만 결이 다르다. 민주진영이 정권을 잡은 건 김대중 때부터였다. 이때부터 비로서 균형 잡힌 경쟁이 시작되었다. 문제는 이명박, 박근혜를 거치며 퇴행현상이 두드러졌다. 곧 새로운 보수로 거듭나지 못하고 과거의 향수를 되찾겠다는 급한 마음에 악수를 거듭 두었다. 교과서 국정화는 대표적인 예이다. 자칫 잘못하면 독재보수시절로 회귀할지 모른다는 절박감은 최순실 사태를 계기로 사람들을 광장으로 모았다. 이른바 민주화의 상징이라는 386도 중년을 넘어 노년에 이르는 단계에서 과거 독재정권시절을 흐뭇하게 추억하는 사람은 소수가 된 것이다. 성조기와 태극기를 흔들며 트럼프 넘버원을 외치는 이들이 보수의 상징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보수는 정말 끝장이 난 것인가? 아니다. 돌파구는 두개 있다. 하나는 젊고 유능한 완전히 새로운 보수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둘째는 쿠데타. 첫 번째 안이야 그렇다 쳐도 설마? 아니다. 419를 보라. 이승만을 몰아내고 집권한 민주당 정권은 국민의 부름에 부응하지 못하고 구파와 신파로 갈리며 군부세력에게 거대한 틈을 내주고 말았다. 부디 더디 가도 좋으니 제대로 된 보수가 탄생하여 진보진영과 선의의 레이스를 펼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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