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큐의 경제학 - 8판
그레고리 맨큐 지음, 김경환 & 김종석 옮김 / Cengage Learning / 201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만약 20대 때 <맨큐의 경제학>을 읽었다면 글쎄하며 바로 책을 덮었을 것이다. 책머리에 떡하니 자리 잡은 경제학의 10대 원칙에 직관적인 거부감이 들기 때문이다. 모든 거래는 이롭다도 그렇다. 과연 그런가? 성매매는? 


나이가 들어 다시 보니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다. 경제학은 메커니즘을 따지며 눈에 뜨이지 않는 속내를 들여다 볼 수 있는 학문이다. 거래가 이롭다도 마찬가지다. 코비드 19 사태를 맞아 지방자치단체와 정부는 소비 촉진에 사활을 걸고 있다. 죽어가는 거래를 되살리기 위해서다. 우리나라뿐만이 아니다. 전 세계가 나서고 있다.


얼핏 겉으로 보기에는 가진 자의 논리 같지만 사실은 모두가 함께 살기 위한 현명한 선택인 경우가 많다. 거래가 대표적이다. 이른바 선진국의 생산 공장을 3세계에 세워 폭리를 취한다는 논리를 보자. 명백한 제국주의 논리다. 그러나 공장을 폐쇄하면 그 나라 사람들은 당장 일자리를 잃는다. 구매력 기준으로 보더라도 그들에게 1달러는 미국의 같은 화폐와 완전히 다르다. 물론 이 방식을 옹호하는 건 아니다. 공정무역이 괜히 나왔겠는가? 핵심은 거래 자체는 모두에게 이롭다는 사실이다. 


거래는 단지 화폐로만 환산되는게 아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계적 전염병이 되면서 서로 다른 나라 사례를 살펴보기에 바쁘다. 혹시나 교훈을 얻을까 해서다. 한국이 성공사례에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자유세계의 시선에게 보기에 받아들인 만하기 때문이다. 곧 중국이나 이란처럼 강제적으로 도시를 봉쇄하거나 사람들의 왕래를 아예 금지하는 조치에 비해 한국은 경제활동을 막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으로 방어한다. 재미있는 사실은 서구 언론에서 이러한 방식을 일종의 거래로 본다. 개인의 자유와 안전을 맞바꾼다고 여기는 것이다. 중국이 안전을 내세워 자유를 짓밟았다면 한국은 적절한 선에서 타협을 했다고 인식한다. 구체적으로 감염자 추적 공개는 해당되는 사람에게는 사생활 침해일 수 있지만 다수에게는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


이 책은 경제학의 원리를 사례를 들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초심자뿐만 아니라 어느 정도 경제학 지식이 있는 사람이 읽어도 충분히 흥미롭다. 아참 처음 쓴 질문에 답을 해보자. 성매매도 일종의 거래 아닌가? 모든 거래가 이롭다고 했는데 여기에도 해당되는가? 문장 그대로 보면 모순 같다. 결론부터 말하면 성매매는 거래가 아니다. 단지 사고 팔 수 있는 물건이 아니어서가 아니다. 도덕윤리를 내세워서도 아니다. 그건 착취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혹은 강압적으로 행한 가짜거래다.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원칙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그런 거래는 언젠가는 사라진다. 아니면 음지로 파고든다. 요컨대, 모든 거래는 이롭지만, 쌍방에게 이득을 주지 못하는 거래는 가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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