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돈을 써라, 당장 


태어나 난생 처음 헬리콥터 머니를 받게 되었다. 내 경우는 4월부터 일인당 기본 10만 원에 또 10만 원을 얹어 총 20만원을 준다. 4인 가구라면 80만원을 받게 된다. 꽤 쏠쏠한 금액임이 분명하다. 경기도 000에 사는 덕분이다. 여기서 잠깐. 혹시 사회주의 정책 아니냐고 미리 태클거실 분들께 알려드리겠다. 유감스럽게도 이 제도는 골수 자유주의 시장주의자인 밀턴 프리드먼의 아이디어였다. 그는 화폐경제학자로 알려져 있다. 초저금리 시기거나 국가위기 상황에서는 화폐 공급을 늘려 수요를 촉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돈을 새로 찍어서라도 그야말로 헬리콥터에서 뿌리듯. 재난기본소득은 이 취지에 딱 맞는 제도다. 구체적으로 현금이 아닌 카드나 상품권 형태로 지급하며 사용 기한도 3개월로 제한적이다. 곧 짧은 시간에 무조건 돈을 써야 한다. 


이 시스템은 장점이 많다. 우선 통화량 증가에 따른 가장 큰 우려라고 할 수 있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오로지 소비로만 활용되기 때문이다. 둘째, 지역자영업체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기간뿐만 아니라 지역까지 제한하면 돈을 쓸 곳은 매우 한정적이다. 참고로 우리 동네를 살펴보니 약 100곳 쯤 되는데 대형체인점이나 온라인쇼핑은 할 수 없다. 오로지 특정 지역의 상점에서 먹고 마시는 용도로만 써야 한다. 이 대상이 되는 업체는 당연히 자영업이다. 셋째, 단기 소비효과는 생산증대로 이어져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게 된다. 예를 들어 식당이 활기를 띠면 재료주문이 늘고 재료공급업체는 인력을 더 충원하게 되는 식이다. 


물론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인플레이션 우려, 재정건전성 악화, 공짜 심리 증대 등등등. 그러나 지금은 비상시국이다. 자의반 타의반 소비가 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곧 공급여력이 있음에도 소비가 극도로 얼어붙어있기에 억지로라도 지출을 늘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통화를 풀어야 한다. 참고로 재난기본소득을 받게 되면 어디에 쓸까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즐겨 찾는 식당에 가거나 빵집에도 들를 생각이지만 가장 큰 몫은 평소 사고 싶었던 물건을 이번 기회에 구입하는거다. 그건 정관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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