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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1 - 눈동자의 집, 개정판 ㅣ 위험한 대결
레모니 스니켓 지음, 한지희 옮김, 브렛 헬퀴스트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흔한 질문 하나. 맛있는 반찬과 그렇지 않은 것들이 함께 있을 때 당신은 어느 것을 먼저 먹나요? 나는 맛없는 사이드 디시를 먼저 입에 넣는다. 어차피 다 먹어야 할 것이라면 일단 입에 맞지 않는 것을 치워버리고 진짜 마음에 드는 반찬은 최후에 천천히 음미하듯 먹는 게 맞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혀의 기억이란 마지막 맛만을 떠올린다.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 1>은 내 최애 도서다. 시리즈 중에서도 이 첫 권을 가장 사랑한다. 만약 전집에 도전하기 망설여지신다면 1권만은 놓치지 마시기 바란다. 첫 문장부터 마음을 사로잡는다.
만약 당신이 '그래서 그들은 잘 살았다'로 끝나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펴들지 않는 편이 나을 것이다. 이 책은 불행한 사건으로 시작될뿐더러 결말 역시 해피엔딩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중간 중간 행복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들이 헤쳐 나가야 할 일들은 행복과는 영 거리가 멀다.
한마디로 아동문학에 대한 선전포고다. 마치 공산당 선언이 이전의 철학을 싹 다 갈아엎듯이. 더욱 놀라운 건 물론부터다. 행복한 이야기가 나오지만 그건 독자들이 상상하는 그런 류가 아닐 것이다. 감탄한다. 처음에는 책을 펼치지 말하고 하더니 이렇게 말하면 도저히 책에서 눈을 떼기가 어렵다. 행복한 스토리이긴 한데 내 예상과는 다르다고. 그럼 그게 뭔데?
이 질문은 책을 끝까지 읽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독자들도 삼남매와 함께 의문을 품은 채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에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그 길에 여러분들도 동참해 주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