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 먼저 맞는 놈이 낫다?


평소 교훈하면 고리타분한 느낌이 든다. 늙은이들이 습관적으로 되뇌는 레파토리같다고나 할까? 그러나 어느 정도 나이를 들고보니 교훈이야말로 살아가는 지혜라는 생각이 든다. 코비드 19도 마찬가지다. 아직도 여전히 진행 중이고 과연 언제 끝날지 불분명하지만 한국이 성공사례인건 분명하다. 그 이유는 사망률이나 확진 속도 저하가 아니라 일상과 경제활동을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방어하기 때문이다. 사실 중국 발원인 바이러스가 한국에서 대규모로 퍼질 때만 해도 우리는 스스로를 자책하기에 바빴다. 왜 중국인들을 바로 막지 않았느냐? 종식운운하며 돌아다니라고 했느냐? 맞다. 실수였다. 그러나 그 때 지금처럼 전 세계가 바이러스 공포증을 앓게 될 곳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매를 먼저 맞았을 뿐이다. 


뉴욕 타임스가 공식적으로 한국을 바이러스 퇴치 성공국가로 꼽았다(How Korea Did It?, 2020년 3월 25일). 지나친 자화자찬이라기에는 기사가 매우 분석적이다. 무엇보다 중국과 같은 강제격리나 도시봉쇄 조치가 없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자유국가들 처지에서 보면 중국처럼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상항에서 한국은 모범사례임에 틀림없다. 신문은 한국에서 배울 교훈으로 네 가지를 꼽았다. 정부의 조기 개입, 광범위한 테스트, 감염자 추적분리, 국민들의 협조. 어쩌면 당연한 것 같지만 지나고 보니 참 대단한 일을 해냈다. 문제는 다른 나라들이 한국의 경로를 따를 수 있느냐이다. 전문가들은 거대한 세 개의 허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적 의지, 국민들의 지지, 그리고 타이밍. 앞의 두 가지는 어떻게 해서든 흉내낼 수 있겠지만 마지막 조건은 이미 늦었기 때문에 뒷북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불행한 일이다. 


관련 기사 : Coronavirus in South Korea: How 'trace, test and treat' may be saving lives

https://www.bbc.com/news/world-asia-518368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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