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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 UE(Heat Ultimate Edition)
에스엠픽쳐스(비트윈) / 2005년 6월
평점 :
품절
특히 사운드에 주목하라
코로나 바이러스로 피해보는 곳이 한두 장소가 아니지만 극장은 그 정도가 매우 심하다. 두 시간 가량 밀폐된 공간에서 많은 사람과 함께 보내야 한다는 것 자체가 악몽이라는 인식 때문에 발걸음이 선뜻 내키지 않는다. 당연히 새로운 작품들도 줄줄이 개봉을 미루고 있다. 문제는 그렇다고 영화관을 폐쇄할 수도 없다. 어떻게든 운영을 해나가며 이미지를 유지해야 한다. 과거 히트작의 재상영은 고육지책이다. 어차피 신작도 없고 관객들도 오지 않으니 고정관람층을 노리는 전략을 편 것이다. 실제로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영화들이 꽤 많이 선을 보인다. 이미 본 사람에게는 추억을 아직 보지 못한 이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기회가 된다.
영화 <히트>가 다음 주 재개봉한다(2020년 3월 22일 기준). 1996년 작품이니 20년도 훌쩍 넘었다. 지금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팔팔한 로버트 드 니로와 알 파치노가 엘에이 거리는 숨차게 뛰어 다닌다. M16 총을 들고. 나는 비디오로 접했는데 그 때도 총격신이 가장 인상 깊었다. 마치 다큐를 찍듯이 거칠고 투박하게 묘사했기에 더욱 실감이 났다. 요즘 같으면 씨지로 훨씬 세련되게 포장할 수도 있겠지만 배우들의 동선에 맞춰 핸드 카메라를 들고 찍은 게 신의 한수였다. 마치 내가 길거리 한복판의 소용돌이로 휘말리는 듯 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사실 줄거리야 뻔하다. 은행털이범과 이들을 쫓는 경찰. 매우 단순한 구도이며 별다른 갈등이나 복선도 없다. 얼핏 보면 심심하기 짝이 없는 이 영화가 명작이 된 이유는 누가 뭐래도 대배우인 로버트 드 니로와 알 파치노 덕이다. 발 킬머도 살짝 빛을 발하고 애슐리 쥬드가 절정의 미모를 뽐내지만 앞 두 연기자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 때문인지 이 영화는 재개봉 요청이 매우 많은데, 이번에 코비드 19덕에 2017년에 이어 다시 극장가를 찾았다. 어쩌면 영화관에서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특히 사운드에 주목하라,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니 아직 보지 못한 분들은 어서 서두르시길.
"Don't let yourself get attached to anything
you're not willing to walk out on in 30 seconds flat
if you feel the heat around the cor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