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비드 19로 인한 일상의 변화가 반가운 이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한 가지 분명한 건 혼자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다. 강제로라도 접촉을 피해야 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당장 생계가 막막한 분들도 있을 것이다. 불확실한 예측 때문에 불안감도 커진다. 그러나 그럴 때일수록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한다. 사실 살아가는데 큰돈이 필요한 건 아니다. 집세와 관리비. 각종 공과금, 식비, 조금의 여가비 정도. 아, 자녀 교육비는 간단하지 않구나. 아무튼. 


서울대 경제학과 변형윤 교수는 강제퇴직으로 학교를 나와야 했다. 주변에서 비분강개할 때 그는 전공을 살려 과연 그만두면 살아갈 수 있을지 수치를 계산했다. 수입은 퇴직금과 연금이 전부지만 자신의 생활패턴을 보니 별도의 돈이 없어도 그럭저럭 살아갈만하다는 계산이 나왔다. 그러고 나니 그렇게 홀가분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다행히 그는 몇 년 후 복귀했지만. 퇴직 후 쓸데없는 조바심에 무엇이라도 해보려고, 정확하게는 사장소리를 듣고 싶어, 사업을 시작하려는 분들은 새겨들으시라.


어쩌면 지금이 기회일지도 모른다. 욕심 부리지 말고 최소한의 비용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정부도 이제는 성장이 의미가 없다며 제로 글리를 선언했다. 생존전쟁에 접어들었음을 밝힌 셈이다. 어쩌면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나아가 1997년 IMF때보다 더 혹독한 시절이 올지도 모른다. 차분하게 자산과 현금 상황을 파악하고 생활비 내역을 확인하라. 당장 수입이 떨어진다는 가정 하에 앞으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는지 알아보라. 짧게는 1년 적어도 2, 3년은 일체의 들어오는 돈 없이 살 각오를 해야 한다. 분모를 키우지 못하면 분자를 줄어야 한다. 그런 다음 이 경구를 기억하라.


"무리하지 않아도 돼. 넌 너답게 살면 되는 거야."_히가시노 게이고, <사소한 변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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