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이어던, 자유와 맞바꾼 절대 권력의 유혹 청소년 철학창고 18
토마스 홉스 지음, 하승우 옮김 / 풀빛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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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자유롭게 살고 싶으면서도 권력에 굴종하고자 안달한다


반드시 읽어야 하는 현대인의 명저, 서울대 교수가 추천한 100권의 책, 수능에 반드시 나오는 저서 따위의 선전이 붙은 책들은 거들떠도 보지 말아야 한다. 책이란 정보와 감동의 산물임을 잊은 꼰대들의 말잔치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가끔 정말 예외도 있다. <리바이어던>은 앞에서 말한 리스트에 빠짐없이 등장한다. 이유가 뭘까? 토마스 홉스는 몽상가였다. 교회권력이 지배하는 절대주의가 너무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건 비정상이야? 그가 다른 드리머와 다름 점은 신성사회가 거꾸러지고 나타날 혼란을 염려했다는 거다. 곧 새로운 체제 또한 똑같은 길 아니면 나아가 더 나쁜 권력이 될 것을 우려했다. 그의 결론은 국가가 절대 권력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동시에 개인은 자유로워야 한다. 말이 되는가? 모순 아닌가? 홉스는 시민이 편안한 삶을 살기위해서는 이들을 보호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기 위해서 국가는 거대한 괴물, 곧 리바이어던이 되어야만 한다.


발간 당시 이 책은 논란에 휩싸였다. 이단이라고. 그러나 현대국가가 자리 잡으면서 그의 비전은 실현되었다. 특히 강대국들이 자신들을 옹호하는 논리로 활용하였다. 그러자 이번에는 개인의 자유와 엿바꿔먹은 절대국가에 대한 반발이 빗발쳤다. 이래저래 홉스는 여전히 논쟁중이다.


개인적으로는 토마스 홉스의 생각에 동의한다. 그는 인간의 본성을 제대로 꿰뚫고 있다. 인간은 본래 복종지향이며, 자유로운 사람일수록 그러한 경향은 더욱 강해진다. 얼핏 보면 이상한 말 같지만 실제로 매우 개인주의적일수록 권력지향이 강함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재벌 회장은 옷차림이나 출퇴근시간에 전혀 구애받지 않지만 권력에 대한 애착은 거의 본능적이다. 자유롭게 살고 싶으면서도 단체에 속해 권력에 굴종하고 싶어 하는 인간에게 괴물은 언제나 필요하다. 그 힘이 절실하게 요구될 때도 있다. 특히 지금처럼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릴 때는. 사람들은 이런 경우 기꺼이 공권력을 받아들인다. 아니 받아들여야만 한다. 생존이 걸린 문제니까.


이 책은 요약본이다. 사실 원저를 다 읽을 필요는 없다. 중세 철학자가 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본다는 것 자체가 허세다. 핵심은 모두 포함하면서도 여기저기 생각할 거리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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