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불안한 20대 중반 30대 초반 여성? 


코로나 바이러스가 대구경북지역을 강타한 배경에는 신천지가 있다. 구체적으로 대구 신천지 교회에서 신도들이 예배를 보면서 급격하게 확산되었다. 당연히 뒷말이 나오게 마련이다. 그중에 흥미로운 건 신자 중 여성의 비중이 매우 높으며 그 중에서도 20대중반에서 30대 초반의 여자가 많다는 사실이다. 다른 종교도 비슷한 상황이지만 젊은 여성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이례적인 현상이다.


여러 억측이 가능하겠지만 무엇보다 편견을 없애고 바라보아야 한다. 곧 문제로 여지지 말고 그 자체로 바라보아야 역설적으로 해결방안이 보인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는 안토니 기든스의 <현대 사회학>을 보고 나서였다. 이 책은 사회학의 성경쯤으로 불리는데 맨 첫 장에 찻집 이야기가 나온다. 웬 커피숍하면서 읽어보니 그건 동성연애자들의 은어였다. 런던시내 공원의 화장실 안에서 그들은 특정 날짜와 시간을 정해 은밀히 정사를 나누는데, 그걸 찻집이라고 부른다. 왜 하필이면 사회학 교과서 첫 이야기를 찻집으로 정했을까? 그건 사회학의 기본 이념인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처지가 되어봐야 한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다.


신천지에 빠진 이들은 어쩌면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일지도 모른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사람들을 귀하게 여기겠다고 꼬이면 나라도 혹해서 넘어가지 않을까? 신천지에 대한 수사는 일단 바이러스가 잠잠해지고 나서 해도 늦지 않다. 지금 핵심은 어떻게 해서든 확산을 막고 이른 시기에 코로나를 잠재우는 거다. 아직도 한참 확진자나 사망자가 느는 상황에서 화살을 신천지에 돌리는 건 정부의 책임회피밖에 안 된다. 설령 신천지 교주를 잡아들이고 교회를 폐쇄하고 신도들의 발걸음을 끊게 한다고 해서 과연 또 다른 신천지가 생기지 말라는 법이 있는가? 


그렇다고 신천지를 두둔하는 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바이러스가 급격하게 는데는 누가 뭐래도 신천지가 가장 큰 원인제공을 했기 때문이다. 다만 당장 검찰이 나서서 칼자루를 휘두르는 건 바이러스 종식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나저나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의 여성이 신천지에 빠진 건 두고두고 생각할 거리를 만든다. 신천지는 마케팅의 귀재인가? 언젠가 이 주제로 글을 쓰게 될지도 모르겠다.


관련 기사: 진중권, 왕을 찍어낸들 역병은 잡히지 않는다(2020년 3월 5일)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2003041190780025?did=NA&dtype=&dtypecode=&prnews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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