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용 라디오 같은 모양을 하고 있지만 기능이나 음질은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탁월하다. 가격은 약 3만 원대다. 


붐 R7 세븐 라디오


전기가 나가 촛불 아래 온 가족이 모여 식사를 하던 풍경은 이제 추억거리가 되었다. 그러나 가끔 아주 가끔 전기가 들어오지 않을 때가 있다. 오래된 아파트먼트에 살아서 그런지 전기 배선 공사도 일 년에 한두 번쯤 한다. 그럴 땐 하루 전에 미리 알려준다. 내일 몇 시에서 몇 시까지 전기가 들어오지 않습니다. 유념하세요.


오늘이 그랬다. 하필이면 가장 글쓰기 좋은 오전시간대였다. 정전이 되는 한 시간 동안 무엇을 할까 고민했다. 곰곰 생각해보니 걱정거리가 아니었다. 노트북은 약 2시간 정도 쓸 양이 충전되어 있었고 무엇보다 라디오가 있었다. 곧 라디오를 들으며 노트북으로 작업을 하면 된다. 이럴 때 충전의 힘이 새삼 대단하다는 걸 느낀다.


첨단 하이테크 전쟁은 충전에서 갈린다. 휴대폰이 대표적인 예이다. 점점 여러 기술을 장착하다보니 충전기의 하중도 그만큼 커졌다. 얼만큼 빨리 그리고 어느 정도 오래 가느냐가 핵심이다. 나 같은 경우는 휴대폰보다 엠피쓰리가 문제다. 어떻게 된 게 아무리 꽉 채워 충전을 해도 고작 두세 시간이면 바로 꺼진다. 녹음이라도 하면 그마저도 한 시간으로 줄어든다. 엠피쓰리 자체가 사양제품이 되다보니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충전식 라디오다. 중고나라에서 싼 맛에 구입한 라디오인데 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충전을 하면 기본 7, 8시간은 계속 들을 수 있다. 게다가 주파수가 다른 제품에 비해 매우 잘 잡힌다. 실외는 물론 구석진 방에서도 또렷하게 들을 수 있다. 녹음 기능도 있고 엠피쓰리도 된다는데 굳이 그런 것까지는 하지 않고 오로지 라디오를 듣는데만 집중한다.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참고로 이 글도 이 라디오의 이 에프엠(101.3)에 주파수를 맞춰 놓고 들으며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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