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평 해장국
특징은 콩나물을 듬뿍 넣어준다는 거다.
국물을 먼저 들이키기 전에 콩나물을 겨자 탄 간장 소스에 담가 먹는게 별미다.
찬바람에 한 시간 이상 떨고 나면 절로 국물이 먹고 싶어진다
해장국하면 자동으로 선지가 떠오른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 서울 토박이라 어렸을 때부터 청진옥의 해장국을 먹었다. 역사가 무려 83년. 단골로는 이광수, 김구 선생 등이 있다. 정말 전설의 집이다. 맨 처음 자리에 있을 때부터 다니다가 재개발로 헐리고 르메이에르 빌딩이 자리 잡았을 때까지 다녔다. 최근에는 종로구청 뒤로 옮겼다고 하는데 그곳은 가보지 못했다.
언제 먹어도 맛있는 비결은 제대로 우린 국물과 깔끔한 선지다. 선지는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재료인데 그래서 더욱 돋보인다. 그만큼 관리를 잘해야 맛이 제대로 우러나오기 때문이다. 마음 같아서는 청진옥에 가서 해장국 한 그릇 뚝딱 하고 싶은데 거리도 있고 시절도 수상해서 선뜻 가게 되지 않는다.
대안으로 동네 해장국집에 가끔 간다. 양평 해장국이라고 하는데 체인이다. 아무래도 청진옥만큼의 맛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아쉬운 대로 먹을 만하다. 근 두 달 만에 갔다. 찬바람에 한 시간 이상 떨며 줄을 서서 고작 마스크 3개를 받고나니, 정확하게 말하면 구입하고, 왠지 서글픈 마음이 들었다. 이럴 때 생각나는 건 해장국. 바로 발걸음을 옮겼다. 식당은 한산했다. 손님은 나를 포함해서 단 3명. 때가 때인지라. 언제나처럼 기름 빼고 선지 많이. 앗, 선지 더 달라는 말은 빼먹었네. 결국 다시 이야기했지만 왠지 반응도 시큰둥하고 양도 에게 겨우 선지 한개. 가격은 천원 올라 9천원인데 인심은 더 나빠졌네. 그래도 콩나물 팍팍 들어간 선짓국은 쉽게 먹을 수 없으니 얌전히 건더기를 입으로 옮겼다. 그러면서도 에잇 아무래도 이번 주에 청진옥엘 가야겠어, 라고 다짐했다.
사진 출처: https://m.place.naver.com/restaurant/1174982320/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