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와 차단만이 살 길이었다


오늘은 삼일절이다. 뜻 깊은 날이지만 마음이 매우 무겁다. 코로나 바이러스 탓이다. 그렇다고 해서 의미가 바라서는 안 된다. 백 년 전 이 날이 의미가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지만 그중 으뜸은 민족의식이다. 사실 이 전까지만 해도 조선시대의 연장이었다. 겉으로는 제국을 표방했지만 여전히 봉건체제였다. 식민지배까지 겹쳐 제대로 된 나라를 꿈꾸는 건 언감생심이었다. 그러나 삼일운동 덕에 국가를 만들어야겠다는 자각이 일었고 해외에 임시정부까지 설립하게 되었다. 


한 가지 더 흥미로운 건 시기다. 왜 하필 1919년 3월 1일에 시작되었는가? 가장 가까운 이유는 같은 해 1월에 발생한 고종 승하다. 한 나라의 왕이 죽었다는 건 어마어마한 사건이었다. 한순간에 몰입하게 하는 절대적 조건이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보다 직접적인 원인은 쌀값 폭등이었다. 당시 식민지 조선은 지주농이 절대적인 나라였다. 곧 농사를 지어 쌀을 팔아 생계를 잇는 이들이 주인이었다. 1918년 일본에서 발생한 대기근을 핑계로 조선의 쌀을 일시 강제공출 하는 바람에 국내 쌀값은 치솟았다. 가뜩이나 일제에 반감이 있는 상황에서 고종 승하라는 이벤트까지 겹쳐 울분이 한순간에 터져버린 것이다.


역사적 사건에는 늘 교훈이 따른다. 겉으로는 순간적으로 벌어진 것 같지만 따지고 보면 다 이유가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도 마찬가지다. 전조는 작년 겨울부터 있었다. 중국은 쉬쉬하다가 일을 키웠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시간이 있었다. 직접적으로 베이징의 조치를 참고하면 되었다. 곧 우한을 봉쇄하고 감연원을 적극 차단하라.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오판을 했다. 전염병을 막기 위해서는 봉쇄와 차단이 최우선인데 의도적으로 배제했다. 그 결과 한국은 중국에 이어 가장 먼저 매를 맞는 나라가 되었다. 일본이라고 다를 것이 없다. 일종의 독감 취급을 하며 감추기에 급급하다. 더러운 우물은 뚜껑으로 덮으라, 는 오랜 전통(?)을 충실히 따랐다. 불행하게도 동북아 3개 국가가 같은 처지에 놓이게 되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확진자는 계속 늘고 있으며 사망자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불안과 공포는 극도로 치닫고 있다. 바이러스 종식을 떠올리는 건 섣부르지만 이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양극단의 감정이 치달으면서 매파들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다. 비둘기들은 뒤편으로 물러나 아무 소리를 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또 다른 거대한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정보 :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2588150211313772&id=100003564552829


https://www.economist.com/leaders/2020/02/27/the-virus-is-coming?frsc=dg%7Ce

(이코노미스트 기사 원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