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뭔가를 열심히 하는 혹은 하려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티를 내기 때문이다. 그냥 조용히 소문내지 않고 수월하게 처리할 수 있는 일도 이런 사람이 하면 꼭 요란하다. 결과도 썩 좋지 않다. 마치 명 수비수는 쉽게 잡는 플라이 볼을 초짜는 매번 파인플레이를 하는 식이다. 연예인들 중에서도 이 부류의 사람이 있는데 그만 보면 슬쩍 리모컨을 들어 화면을 돌리고 싶어진다. 매번 생색을 내고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심한 그는 과거 무한도전의 한 멤버였다.
며칠 전에는 배우 이시언씨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피해 입은 분들에게 기부를 하면서 자신의 인스타에 올린 것이다. 그 자체가 나쁜 행동은 아니다. 도리어 주변에 좋은 자극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액까지 명시한 인증샷을 올린 건 오해의 소지가 크다. 처음엔 액수 때문에 논란을 겪다가 도리어 그게 중요하지 않다며 옹호하는 반응으로 바뀌었지만 여하튼 그도 참 열심히 사는 스타일이다. 그냥 조용히 기부하고 나중에 자의반 타의반 알려지면 더 큰 액수를 하고 싶었는데 죄송하다하고 했으면 이미지가 더 좋아졌을 것이다. 물론 기부는 좋은 일이다. 그가 꾸준히 활동을 해왔다는 것도 잘 안다.
문재인 대통령도 참 성실한 사람이다. 말씨나 행동을 보면 바로 느껴진다. 다른 정치인들에 비해 소탈하고 솔직한 것도 장점이다. 그러나 일을 스마트하게 처리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속이 뻔히 보이는 말을 가감 없이 하다 보니 상대에게 속거나 당하기 일쑤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자기와 같은 마음일거라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우리의 우방이라며 함께 고통을 나누자며 마스크나 관련 약제를 무더기로 보내주더니 지금은 중국이 한국인의 입국을 제한하거나 막는 상황이 되었다. 그 때는 맞고 지금은 틀렸다는 말인가? 불행하게도 이런 분은 한 나라의 리더를 맡기에는 자질이 부족하다. 앞으로 남은 2년 본인도 괴롭겠지만 국민들도 매우 피곤해질 것이 틀림없다. 이 글에서 이런 저런 부탁을 한다고 들으실 분도 아니고 또 읽으실 가능성도 제로니 각자도생에 맡길 수밖에.
관련 기사 : '착한' 통치자들의 실패한 정책들, 한국일보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2002281513725222?NClass=HJ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