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 콘서트>가 전국적인 인기를 끌던 무렵, 사람들을 보면서 실컷 웃어놓고 욕을 했다. 에이, 아무리 그래도 저렇게. 재미를 무시하는 풍토 탓이다. 우연히 라디오에서 대통령 글쓰기로 이름을 알린 강원국씨의 방송을 들었다. 그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출연했을 때 에피소드를 소개하며 자기가 말만 하면 노잼노잼노잼이라는 자막이 가득 차서 씁쓸했다고 한다. 결국 김구라씨와 함께 한 그 코너는 꼴찌를 했다. 강원국은 아무리 좋은 이야기라도 흥미를 유발하지 못하면 결국 전달되지 못 한하며 분발을 다짐했다. 맞는 말이다. 


인터넷 댓글을 보면 우리나라는 진지충과 냉소충 양극으로 갈려있음을 볼 수 있다. 당국의 코로나 대처 미흡을 비난하는 마음에서 올린 대통령 탄핵 청원운동이 번져가자 맞불을 놓듯이 옹호하는 대응이 쏟아진다. 양쪽 모두 여유가 없음을 스스로 드러낸 셈이다. 한국에서 리더스 다이제스트를 내던 때, 즐겨 읽던 내용은 유머였다. 읽고 나면 피식 웃음이 나는 시시껄렁한 소재가 많았지만 나름 그 순간은 행복했다. 내친 김에 나도 경험담을 적어 보냈는데 당첨이 되어 실렸다. 정확한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충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출장차 대구에 갔다. 식사를 하고 잠시 짬이 나서 인근의 초등학교에 들러 산보삼아 운동장을 걸었다. 마침 선거를 하는지 후보 학생들의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그 중에 한 장을 보고 빵 터졌다. 왼쪽 사진엔 뚱뚱한 현재 자기 사진을 붙여놓고 오른쪽에는 화살표 표시를 해두고 합성으로 홀쭉해진 모습을 만들어 놓았다. 그 위에는 큰 글씨로 '당선만 되면 뚱뚱이가 홀쭉이가 되도록 열심히 뛰겠습니다.'라고 쓰여 있었다.  


억지로라도 웃음이 필요한 지금이다. 웃을 일이 없어도 하루에 한번쯤은 활짝 웃자. 아, 신체 비하 아니냐구요? 아 쫌 그냥 웃고 지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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