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er Gynt Suites Nos. 1 and 2 • Holberg Suite (CD, Album) 앨범 커버


그리그의 페르 귄트 조곡


나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최근 들어 부쩍 짜증이 난다. 90퍼센트 이상은 사회 분위기 탓이다. 구체적으로 신종 바이러스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일상이 무너졌다. 가장 큰 즐거움이었던 수영과 댄스를 못 한지도 3주가 지났다. 바깥에 나갈 때면 마스크와 장갑으로 중무장하고 잔뜩 긴장한 채 일을 보러 가는 것도 지쳐간다. 문제는 조만간 마무리될 가능성이 적다는 점이다. 머지않아 종식은 헛소리였음이 일찌감치 증명되었다. 


집에 있는 시간도 늘고 있다. 힘든 일을 마치고 돌아와 휴식처가 되어야 할 곳이 새로운 일터가 되다보니 모든 게 뒤죽박죽이다. 오늘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잠시 일을 멈추고 집안 청소를 싹 다 한 다음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음반을 찾았다. 그리그의 페르 귄트 조곡 모음집이 당첨되었다.


1번 음악의 도입부분을 들으면 언제나 햇살 가득한 따뜻한 아침이 연상된다. 작년 설악산에 놀러갔을 때 숙소 테라스에 서서 건너 편 산 사이로 비치던 햇빛을 보며 떠올린 음악도 이것이었다. 게다가 제목도 모닝Morning이다. 비록 하루 종일 우주충하고 비도 내리고 있지만 잠시나마 안식의 시간을 갖는다. 딱히 그리그가 아니더라도 자신에게 맞는 음악을 골라 차분히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는 주말되시기를.


덧붙이는 말


그리그의 페르 귄트는 꽤 유명한 음악이다. 다양한 지휘자가 참여하여 많은 음반을 남겼다. 그 중에서도 나는 낙소스 반을 최고로 뽑는다.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는 체코 지휘자 리보 페섹과 슬로박 필히모니아가 협연을 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카랴안 반이 마치 팬시상품처럼 반짝거린다면 체코 반은 장중한 맛을 훨씬 잘 살려냈다. 안타깝게도 품절이 되어 구하기 어렵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