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겟 아웃
조던 필 감독, 브래들리 휘트포드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영화 <기생충>을 극장에서 본 소감은 잘 만든 스릴러물이었다. 그게 전부였다. 깐 영화제 대상 소식을 듣고 난 직후였지만 그 때 감정은 지금과 변함이 없다. 아카데미 상 작품상을 받아도 마찬가지다. 정확하게 말하면 독창적이라는 느낌은 없었다. <겟 아웃>의 잔상이 지나치게 많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낯선 동네에 자신과 신분이 다른 사람의 집에 들어가 겪는 기상천외한 상황이 너무 비슷하지 않나? 조던 필 감독의 후속작 <어스>는 더욱 더 밀접하다. 엄마, 아빠, 아들, 딸이라는 상황도 똑같다. 이 두 영화를 보고 <기생충>을 관람한 사람은 아마도 데자뷰를 체험했으리라.
<겟 아웃>을 다시 보았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는 때라 그런지 울림이 남달랐다. 처음 보았을 때는 흑인차별이 눈에 들어왔지만 지금은 처지의 뒤바뀜이 더욱 돋보였다. 곧 자신을 적극적으로 변호하던 여자 친구가 돌변하여 자신을 노예로 만드는데 앞장을 선다거나 활짝 웃는 얼굴로 공포를 조장하던 하녀가 자신을 구해준 주인공에게 질서를 파괴했다고 행패를 부린다던가.
우리는 불과 일주일전만 해도 중국을 비웃었다. 세상에 저런 민폐국가가 있냐며 혀를 찼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그들과 같은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은 이미 위험국가가 되었으며 도착하자마자 격리되거나 바로 되돌려 보내진다. 국내로 시선을 돌리면 대구경북은 완전히 이미지가 추락한 도시와 지역이 되고 말았다. 혼돈은 가속화될 것이다. 처지가 뒤바뀌며 서로에게 손가락질 하는 일은 더욱 더 많아질 것이다.